노상에서 여중생의 옷에 불을 붙여 화상을 입힌 3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7부(김흥준 부장판사)는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상 집단·흉기 등 상해 혐의로 기소된 김모(30)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4년을 선고했다고 12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 4월 인천의 한 버스정류장 벤치에 앉아 버스를 기다리던 여중생 A(15)양의 옷에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 이로 인해 A양은 등과 양쪽 팔 등 신체의 10%∼19%에 해당하는 부분에 2∼3도 화상을 입었다.

A양은 조직손상으로 인한 감염과 조직괴사의 위험이 있는 깊은 화상을 당해 피부 기능을 상실한 부위에 대한 합병증 등을 막기 위해 피부이식수술 등 추가 치료가 필요한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일면식도 없는 피해자에게 생명을 위협하거나 중대한 상해를 가할 수 있는 위험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아무런 이유도 설명하지 못한 채 단지 술에 취해 기억이 없다는 취지로 변명만 하고 있다”며 “사회적 위험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나이 어린 소녀가 큰 정신적 충격을 받았는데도 피고인은 아무런 피해회복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며 “이전에도 술을 마시고 문제를 일으켰으면서도 또다시 이번 일을 저지른 점 등을 고려할 때 원심의 형은 지나치게 가벼워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김현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