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SK 와이번스의 왼손 에이스 김광현(26·사진)이 메이저리그 진출 행보를 이어가게 됐다.
SK는 12일 메이저리그 구단이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김광현을 영입하겠다고 적어낸 최고 응찰액 200만 달러(약 21억9000만원)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아직 이 금액을 제시한 구단이 공식적으로 공개된 것은 아니지만, 미국 현지의 보도에 의하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될 가능성이 크다.
200만 달러는 포스팅시스템에 응한 역대 한국 선수가 받아든 응찰액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액수이다.
하지만 SK와 김광현에게는 다소 자존심이 상하는 액수다.
LA 다저스가 2012년에 류현진 영입을 위해 한화 이글스에 제시한 금액이 2573만7737달러33센트로 김광현의 10배 이상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SK와 김광현은 500만~1000만 달러 수준을 기대했다.
이 때문에 SK와 김광현은 하루를 넘겨 의견을 주고받으며 고심을 거듭했다.
결국 큰 도전에 나서고 싶다는 선수의 뜻을 존중한 SK가 포스팅 결과를 수용하면서 김광현의 메이저리그 도전이 다음 단계로 이어질 수 있게 됐다.
SK는 “내부 회의와 선수와의 면담을 통해 김광현의 오랜 꿈을 후원해주자는 대승적 차원에서 포스팅 결과 수용을 결정했다”며 “김광현의 메이저리그 진출이 최종 결정될 때까지 필요한 사항에 대해 전폭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김광현은 최고액을 써낸 구단과 1개월간 입단 협상을 벌일 수 있게 됐다.
포스팅시스템은 한국 선수 영입을 희망하는 MLB 구단이 비공개 입찰을 통해 교섭권을 획득하는 제도다.
계약이 성사되면 김광현은 2009년 최향남(101달러·롯데 자이언츠→세인트루이스)과 류현진에 이어 세 번째로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한국 프로야구에서 미국 프로야구로 직행하는 선수로 기록된다. 아울러 김광현은 류현진에 이어 두 번째로 100만 달러 이상의 포스팅 금액을 받아낸 선수가 됐다.
김광현 이전까지는 이적이 성사되지 않은 임창용(현 삼성)이 2002년 말 65만 달러의 응찰액을 받아낸 것이 한국인 포스팅의 역대 2위 기록이었다.
김광현은 구단을 통해 “포스팅 결과를 수용해준 구단과 김용희 감독님을 비롯한 SK와이번스 선수단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어렸을 때 꿈꾸던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기회가 주어진 만큼 기회를 잘 살려 실력으로 검증받는 선수가 되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현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