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30분 켜면서 연 3억원’
서울시가 ‘애물단지’가 전락한 월드컵분수(사진) 운영을 임시 중단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상징성과 운영 효과에 비해 비용이 과다하게 소요되고 주요 부품의 내용연수가 경과하고 있다”며 “월드컵분수 운영을 1년간 중지하고 전문기관의 타당성 조사를 통해 존치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13일 밝혔다.
월드컵분수는 1999년 4월 고건 전 서울시장 때 계획돼 2000년 현대산업개발이 설치했으며, 2002년 4월부터 월드컵경기장 옆에서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같은 해 7월 선유도공원 옆으로 자리를 옮겨 9월 준공됐다.
시설은 높이 10m에 중량 350t 규모의 바지선, 높이 202m에 분당 31t의 물을 뿜어내는 주분수, 높이 30m의 보조분수 21기, 조명탑 12개로 구성됐다.
월드컵분수는 이후 매년 4월부터 10월까지 하루 30분씩 여러 차례 가동됐다.
2002년 첫해에는 하루 30분씩 12번 가동돼 운영비가 6억원을 넘어섰다. 이에 서울시는 이듬해부터 가동횟수를 30분씩 6회, 4회, 3회, 1회로 줄였고, 올해는 비수기 평일에는 아예 분수를 운영하지 않았다.
하지만 가동횟수와 관계없이 운영비는 2010년 3억 7000만원, 2011년 3억 5400만원, 2012년 3억 6900만원, 2013년 3억 5800만원, 올해 3억 6300만원 등 매년 3억원을 넘었다. 이는 현장 근무 인력 3명의 인건비는 뺀 금액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전기요금 중 기본요금 비중이 85% 이상을 차지한다.
시는 또 월드컵분수와 같은 대형분수인 달빛무지개분수의 운영비는 연 2억 6000만원으로 분당 운영단가가 월드컵분수보다 3.5배 정도 저렴하다고 덧붙였다.
시는 그러면서 “2002 월드컵 이후 13년이 지나 기념성과 상징성이 퇴색돼 서울 서부지역 랜드마크로서의 기능만 유지하고 있고 분수위치도 관람객으로부터 500m 이상 떨어져 있어 운영 중단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김현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