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영평상) 남우주연상은 배우 최민식에게 돌아갔다. 이순신 장군으로 분해 영화 ‘명량’에서 남긴 여운은 수상소감을 통해 다시 전해졌다.
13일 서울 동작구 복합문화공간 아트나인에서 열린 영평상 시상식에 참석한 최민식은 “몸 둘 바를 모르겠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명량’ 팀이 수치적으로나 외형적으로 봤을 때 많은 것을 이뤄냈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한없이 부끄럽고 굉장히 가슴 속 깊은 곳 상처가 자리매김한 고통의 시간이었다”면서 소감을 이어갔다.
최민식은 “(이순신 장군은) 초등학교 때부터 가랑비에 옷 젖듯이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던 분”이라며 “호기롭게 달려들었지만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대장선 집무실에 고뇌에 차서 촛불 켜놓고 앉아있는데 한번만 뵙게 해달라고 그분한테 사정사정했다”며 “(그분이) 왜 싸우셨는지, 그분의 눈빛과 머리털 보고 싶은 마음 간절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만큼 인간으로서, 군인으로서, 아버지로서, 아들로서 너무나 위대한 분 앞에서 처절히 무너져 내렸다”며 “그분의 무응답은 다시 한 번 나를 일깨우는 계기가 됐다”고 언급했다. 이어 “너무 시건방져진 나 자신을 되돌려보고 심기일전하는 계기가 됐다”며 “고통스럽지만 의미 있는 작업이었다”고 전했다.
영평상은 한국영화평론가협회 전체회원들의 온라인 예심투표를 통해 부문별 5배수로 추천 된 후보들 중 지난달 30일 본심 심사회의 투표를 거쳐 각 부문 수상자를 결정, 언론에 사전 공표했다.
남녀주연상은 ‘명량’의 최민식과 ‘한공주’의 천우희가 차지했다. ‘변호인’의 곽도원, ‘인간중독’의 조여정은 남녀조연상의 영예를 안았다. 남녀 신인상은 ‘해무’의 박유천과 ‘인간중독’의 임지연이 수상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