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도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일본의 유명 영화 배우 다카쿠라 켄(高倉健·사진)이 최근 사망한 것이 뒤늦게 알려졌다.
18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다카쿠라 켄은 10일 오전 3시 49분 악성 림프종으로 도쿄의 한 병원에서 사망했다. 향년 83세.
1931년 생으로 후쿠오카 현에서 태어난 다카쿠라 켄은 1956년에 영화 ‘전광 공수치기’에서 주연으로 데뷔했고, 이후 일본의 ‘국민 배우’로 발돋움했다.
그는 과묵하고 진지한 영화 속 캐릭터뿐만 아니라 실제로도 겸손한 인품으로 성별과 세대를 초월한 사랑을 받았다.
특히 1960년대 여러 협객 영화에서 부조리에 맞서는 주인공을 연기한 그는 당시 학생운동에 참가한 젊은이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았다.
1989년 작 할리우드 영화 ‘블랙레인’, 중국의 명장 장이머우(張藝謀)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중일 합작영화 ‘천리주단기(2005년)’ 등에 출연, 세계무대로 활동폭을 넓히기도 했다.
그가 출연한 영화는 205편에 이른다. 우리나라 팬들에게는 2000년 작품인 영화 ‘철도원’에서 호로마이 역을 평생 동안 지켜온 오토 역장 역할로 깊이 각인돼 있다. 2002년에 한일 양국 간의 역사적 아픔과 화합을 그린 영화 ‘호타루’에서 주인공 야마오카 역을 맡기도 했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