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관 때문에 수능 망쳐… 해결되지 않으면…” 자살 예고글 파장

“감독관 때문에 수능 망쳐… 해결되지 않으면…” 자살 예고글 파장

기사승인 2014-11-19 11:08:55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2015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20대 남성이 “시험 중 당한 불미스러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자살하겠다”고 인터넷 게시판에 글을 올려 파장이 일고 있다.

18일 오전 네이버 카페 수만휘닷컴에 글 작성자 A씨는 “이번이 네 번째 수능으로 경희대학교에 재학 중이며 긴 시간 휴학을 하고 수능을 치렀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A씨에 따르면 3교시 영어영역 듣기평가 도중 휴대전화 진동 소리가 들렸다. 앞자리에 앉은 그는 신경이 곤두서는 것을 참고 듣기평가를 마쳤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다. A씨는 진동이 여러 번 울렸다며 “듣기평가 때 1번, 독해 시간에 20초씩 3~4회 가량 소리를 들었다”고 주장했다.

A씨는 “독해시간에 또 다시 진동소리가 울렸고 내 책상까지 ‘부르르’하고 떨렸다”며 “감독관은 당황한 채 점퍼를 뒤적거렸고 잠시 후 진동은 멈췄다”고 묘사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A씨는 감독관에게 “왜 휴대전화 전원을 끄지 않았느냐”며 항의했다. 감독관은 “내 것이 아니라 학생의 가방에서 울린 것이다”라고 답변했다. 차후 이것은 변명으로 밝혀졌다.

A씨는 “친구와 함께 고사본부까지 찾아갔지만 거기서도 감독관은 자신의 휴대폰이 아니라고 주장했다”며 “고사본부에서 금속 탐지기를 가지고와 고사장 내 교탁 주변에 있는 가방들을 조사하고 학생을 호출하기도 했으나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교사의 뻔뻔함에 분노한 상태로 과학탐구 영역 시험을 치렀고 평소보다 훨씬 낮은 점수를 받았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어 “감독관 전체 회의가 열렸다. (시험을 치른) 둔천 고등학교의 교감이 ‘해당 감독관이 인정하지 않으니 통신조회라도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하자 그제야 감독관이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했다”고 설명했다.

A씨는 “1시간 정도 울었다”며 “내 모든 것이 끝난 것 같았다”고 심경을 전했다. 그러면서 “당일 감독관이 전화와 문자로 내 잃어버린 시간과 비용, 그리고 앞으로의 시간에 대해 보상하고 교사로서의 처분을 받겠다고 말했지만 현재 연락을 잘 받지 않을 뿐더러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A씨는 마지막으로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11월 30일 오후 10시 마포대교 위에서 목숨을 끊겠다. 학생의 힘이 이렇게 약할 줄 몰랐다. 도저히 억울해서 살아간 자신이 안 든다. 죽음으로서라도 세상에 알려야겠다”고 적었다.

A씨가 함께 공개한 문자메시지 내역을 보면 해당 감독관은 A씨에게 “내가 수능 고사실 감독관으로서의 책임은 질 것이며 앞으로 책임자에게서 결과를 받겠다”고 메시지를 보냈다.

둔천 고등학교 정성근 교감은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충분히 문제가 된다고 여겨져 강동송파교육청에 매뉴얼대로 보고했다”고 밝혔다.

네티즌들은 “죽으면 자신만 손해”라며 댓글을 달며 A씨를 만류하고 있다. 몇몇 이들은 “부모님과 상의해 공식적으로 항의하라”거나 “같은 교실에 시험 치른 사람과 함께 법으로 해결할 방법을 찾아보라”고 조언했다. “핸드폰 반입 금지인데 그 감독관 정말 문제 있네” 등 감독관을 비난하는 댓글도 빗발치고 있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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