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스포츠 계약의 역사를 새로 쓴 미국 프로야구 지안카를로 스탠턴(25·마이애미 말린스)이 “책임감을 느낀다”며 소감을 전했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스탠턴은 20일(한국시간) 구단과 13년간 총 3억2500만 달러(약 3580억원)의 초대형 계약을 체결한 뒤 기자회견에서 “며칠 동안 잠을 이루지 못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사람들은 로또에 당첨되면 일을 그만두고 하고 싶은 일을 즐기면서 살지만, 나는 새로운 일을 시작한다. 엄청난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스탠턴은 자신이 이 계약 이후 해야 할 일은 마이애미를 정상에 올려놓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내 생애 가장 어려운 결정을 했다”면서 계약 기간이 13년인 것에 대해 “나는 학교도 13년간 다니지 않았다”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계약에 사인하면서 스탠턴은 2027년까지 마이애미에서 뛰어야 한다.
이 계약은 메이저리그 사상 최장·최고 계약으로 기록된다. 지난 3월 미겔 카브레라가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맺은 10년 2억9200만 달러, 2008년 알렉스 로드리게스가 뉴욕 양키스와 계약한 10년 2억7500만 달러를 뛰어넘는 신기록이다.
스탠턴은 “모두가 계약의 신기록을 말하지만, 그건 언론에서 관심을 갖는 것”라며 “나는 경기장 안에서의 신기록을 이야기하고 싶다”고 밝혔다.
계약서에는 6시즌 이후에는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을 수 있는 옵트아웃 조항도 포함돼 있다. 스탠턴은 자신이 요구했다면서 “나를 보호할 수 있는 장치”라고 설명했다.
2010년 데뷔한 스탠턴은 5년간 매 시즌 최소 22개의 홈런을 때렸다.
올 시즌에는 145경기에서 타율 0.288·37홈런·105타점을 기록했다. 내셔널리그 최우수선수(MVP) 투표에서는 클레이턴 커쇼(로스앤젤레스 다저스)에 이어 2위에 올랐다.
김현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