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빅뱅’ 방성윤(32)이 농구 팬들에게 근황을 전했다.
196㎝의 키에 정확한 3점슛 능력, 파워를 두루 갖췄던 그는 연세대 재학 시절 대학무대를 평정한 한국농구의 미래였다. 국내 프로구단이 아닌 미국프로농구(NBA) 공식 하부리그 D-리그에서 뛰며 빅리그 진출까지 노릴 정도로 출중한 기량을 자랑했다.
2005년 국내 구단(서울 SK 나이츠)에 입단한 후에도 3년 연속 3점슛 1위를 차지하는 등 거칠 것이 없었다. 하지만 부상에 발목이 잡히며 29세(2011년 6월)라는 나이에 은퇴를 했고, 사업가로 변신한 후 폭행 등 불미스런 일로 검찰조사를 받기도 했다.
방성윤은 21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은퇴 후 팬 여러분께 좋은 모습을 보여드렸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죄송하다”며 다음 주부터 한국농구발전연구소(소장 천수길)와 함께 봉사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농구발전연구소는 보육원 어린이들로 구성된 ‘드림팀’과 다문화 가정 어린이들이 팀을 이룬 ‘글로벌 프렌즈’, 장애아동 농구팀 등을 운영하고 있어 방성윤은 이들을 틈나는 대로 가르치면서 코트 위에서 오랜만에 다시 굵은 땀방울을 흘리기로 했다.
방성윤은 은퇴 당시 상황에 대해 “부상이 너무 잦아 힘들었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다른 팀으로 옮겨서 선수 생활을 하고 싶었지만 그것도 상황이 꼬이면서 잘 풀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의 동기인 이정석(32)은 여전히 삼성의 가드로 활약 중이다.
방성윤은 복귀 가능성에 대해 “마음은 굴뚝같다”며 “하지만 은퇴한 지 3년이 더 지났고 워낙 부상을 많이 달고 살았기 때문에 선수로 복귀하면 경기 출전은 고사하고 몸 만들고 재활만 하다가 다시 은퇴하게 될 것 같다”며 웃었다.
방성윤은 국가대표로 활약하며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금메달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 12년 만에 남자농구가 다시 금메달을 목에 건 올해 인천아시안게임을 보는 느낌이 남다를 수 밖에 없다.
그는 “선수들이 너무 자랑스럽다”며 “2002년 이후 ‘다시 금메달을 딸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렇게 발전한 선수들이 참 대단하다”고 말했다.
방성윤은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 혜택을 받는 등 농구로 많은 것을 누렸는데 나는 너무 받기만 한 것 같다”며 “뭔가 조금이나마 보답할 일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다음 주부터 시작하는 봉사활동도 이런 결심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방성윤의 ‘제2의 농구인생’이 기대된다.
김현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