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3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여중생을 수차례 성폭행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A씨에게 징역 9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고 24일 밝혔다.
연예기획사를 운영하던 A씨는 2011년 여중생이었던 B양을 처음 만났다. A씨와 B씨의 나이 차이는 27세. B양과 가까워진 A씨는 수차례 성관계를 가졌고, B양이 임신한 채 가출하자 1개월 가까이 동거했다.
이후 A씨는 B양이 성폭행을 당했다고 경찰에 신고해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A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A씨는 서로 사랑했다며 공소사실을 부인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2심은 관련 전과가 없는 점 등을 참작해 징역 9년으로 감형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이 사건의 유일한 직접 증거인 B양의 진술을 믿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A씨가 다른 사건으로 구속된 동안 B양이 매일 면회한 점, 두 사람이 문자메시지 등으로 수차례 사랑을 표현한 점, B양이 성관계를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고 A씨를 계속 만난 점 등을 고려했다.
대법원은 “B양이 문자메시지 등으로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며 “A씨가 B양의 의사에 반해 성폭력 범죄를 저질렀다는 진술은 선뜻 믿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현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