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잠원동에 있는 리버사이드호텔은 1년여의 공사를 통해 과거 물 나이트클럽이 있던 LL층을 최신 유행의 고급 라운지 바와 스테이크하우스로 새롭게 꾸며 다음 달 초 문을 연다고 24일 밝혔다.
물 나이트클럽은 지난 1981년 호텔이 생기면서 영업을 시작했다. 50여 개의 룸을 갖춘 물 나이트클럽은 ‘물 좋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매일 밤 술에 취한 남녀로 북적였고, 80∼90년대에 강남의 대표적인 클럽으로 자리 잡았다. 당대 최고의 코미디언 이주일과 ‘가왕’ 조용필도 이 곳에서 공연했다.
하지만 나이트클럽 문화가 쇠퇴하는 세월 속에서 물 나이트클럽도 예외는 아니었다. 손님이 급격히 줄어들었고 결국 1년간의 공사 끝에 요즘 유행하는 고품격 라운지 바와 스테이크 하우스로 간판을 바꿔 달게 됐다.
물 나이트클럽의 변신은 리버사이드 호텔 변신의 마침표이기도 하다.
1995년 3월 부도를 맞은 이후 10년 넘게 경매에서 유찰되던 리버사이드 호텔은 2008년 경매를 통해 현재 소유주인 가우플랜(구 하이브리드건설)에 넘어갔다.
호텔을 인수한 가우플랜은 당초 이 자리에 주상복합빌딩을 지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나이트클럽, 룸살롱, 웨딩숍 등을 운영하는 세입자들의 반발과 전 운영사와의 운영권을 둘러싼 송사 등이 복잡하게 얽혀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호텔 운영권을 둘러싼 갈등 속에 수백명의 용역과 경찰이 뒤엉키는 조폭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우여곡절 끝에 소유권을 확보한 가우플랜은 지난 5년간 12∼13층의 풀 살롱은 객실로, 터키탕이었던 3층은 스파 시설로, 카바레는 고급 중식당으로 바꾸는 작업을 해왔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물 나이트클럽의 뒤를 이어받는 리버사이드호텔의 새로운 라운지 바와 스테이크하우스는 호텔의 주소(서울 서초구 잠원동 6-1)에서 따온 ‘6-1’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다시 한번 서울의 명소가 되기 위해 꼼꼼한 준비를 마쳤다.
김현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