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택(36)을 ‘영원한 LG맨’으로 남기겠다는 팬들의 바람이 이뤄졌다. 프로야구 LG 트윈스는 원소속구단 우선협상 마감일인 26일 박용택과 4년 총액 50억원(계약금 18억원, 연봉 8억원)에 계약을 마쳤다고 전했다.
이번 박용택 계약에 있어 눈길이 가는 건 금액보다 ‘옵션이 없는’ 조건이다.
박용택은 그동안 프로야구 FA에 있어 ‘옵션 굴욕’의 대명사 같은 존재였다. 첫 번째 FA였던 2010년에 4년(3+1) 총액 34억원으로 얼핏 가치를 인정받는 것처럼 보였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보장 금액은 15억5000만원, 나머지는 전부 옵션인 불리한 계약이었다.
옵션은 특정 부문의 기록 달성 여부에 따라 돈이 지급되는 것을 말한다. 해석하기에 따라 해당 선수를 ‘못 미더운’ 존재로 보는 듯한 인상을 줄 수 있다.
구체적인 옵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박용택은 지난 4년 간 타율 0.319, 42홈런, 280타점을 올리며 대부분을 채운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그는 30대 중반으로 넘어가면서 실력이 더 올라가는 ‘기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2011년 타율 0.302 이후 2012년 0.305, 2013년 0.328에 이어 올해는 0.343을 찍었다.
구단이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도록 이전의 굴욕을 실력으로 당당히 씻어낸 것이다.
박용택은 이름 마지막 글자가 어감이 센 ‘택’인 탓에 ‘~택’으로 통하는 별명이 많은 선수이다. 타격이 폭발한다는 의미의 ‘용암택’이 대표적이며, 부산 사직구장에서 유난히 잘 친다고 해서 ‘사직택’이라는 별명도 있다. 여기에 ‘보장택’을 추가해도 될 듯 하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