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제과 허니버터칩이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면서 일부 마트나 편의점 등에서는 ‘인질 마케팅’이 이뤄지고 있다. 이에 대해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 내정자가 2일 관련 국회 질문에 “금지 행위가 될 수 있는 만큼 실태 파악에 나서겠다”고 답변해 주목된다.
실제로 인터넷에서 ‘인질’이라는 유행어로 표현되는 행위는 현행 공정거래법 제23조에서 불공정거래행위로 규정하고 금지하는 ‘부당하게 경쟁자의 고객을 자기와 거래하도록 유인하거나 강제하는 행위’(거래강제)가 될 수 있다. 같은 법 ‘불공정거래행위 유형 및 기준’에 거래강제 행위의 첫 번째 구체적 유형으로 ‘가. 끼워팔기’를 명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말하는 끼워팔기란 ‘거래상대방에 대해 자기의 상품 또는 용역을 공급하면서 정상적 거래관행에 비춰 부당하게 다른 상품 또는 용역을 자기 또는 자기가 지정하는 사업자로부터 구입하게 하는 행위’이다.
허니버터칩의 인기를 이용해 거래상대방(소비자)에게 원치 않는 다른 제품도 함께 사도록 강요하는 것도 여기에 해당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허니버터칩과 함께 구매하는 다른 제품이 허니버터칩과 같은 제품과 불가분하거나 해당 제품과 함께 구매하면서 소비자 후생이 더 늘어나는 경우가 아니기 때문이다.
마트 등에서 서로 함께 많이 쓰이는 제품을 묶어 팔거나, 끼워 팔면서 가격을 할인해주는 등의 마케팅 행위와는 질적으로 차이가 있다는 뜻이다.
만약 최종적으로 공정거래법 제23조를 위반한 불공정거래가 확인되면, 해당 행위자는 같은 법 제67조에 따라 2년이하의 징역 또는 1억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는다.
마트, 편의점과 같은 유통업자가 아니라 생산자 해태제과도 이런 행위를 유도하거나 개입을 했다면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를 받게 된다.
공정거래법 제23조에서는 거래강제 행위 자체의 금지뿐만 아니라 “계열회사 또는 다른 사업자로 하여금 이를 행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고도 명시했다.
해태제과는 “소매점 차원의 마케팅 전략일뿐 우린 관여한 적이 없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을 전한 상태다.
김현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