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매치’(감독 최호)가 한국 영화 자존심을 지켰다. 개봉 2주차에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맞서 식지 않은 흥행 열기를 보였다.
7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빅매치는 지난 6일 433개 전국 영화관에서 1735회 상영해 7만 5161명을 모았다. 누적관객은 총 87만 77096명이다. ‘엑소더스: 신들과 왕들’(감독 리들리 스콧), ‘인터스텔라’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에 이어 박스오피스 3위를 차지했다. 한국 영화로는 단연 1위다.
물론 관객 수는 3배 이상 차이난다. 같은 날 엑소더스는 865개 스크린에서 3874회 상영돼 관객 수 24만 7992명(누적관객 56만2747명)을 기록했다. 아이맥스(IMAX) 상영이 중단된 인터스텔라 인기도 여전했다. 721개 영화관에서 1848회 상영, 관객 21만 3759명(누적관객 891만 2786명)을 동원했다.
빅매치는 파이터 최익호(이정재)가 납치된 형 최영호(이성민)을 구하기 위해 천재 악당 에이스(신하균)가 설계한 게임을 풀어가는 과정을 담았다. 이정재 신하균 이성민 라미란 배성우 등의 열연과 차별화된 CG로 완성도를 높였다.
이정재는 액션 연기와 백치미 가득한 캐릭터를 완벽 소화했다. 신하균의 연기 변신도 눈 여겨 볼만하다. 영화 ‘다크나이트’(감독 크리스토퍼 놀란) 조커(히스 레저)를 연상시킨다. 그는 매 장면마다 상대방 없이 엄청난 양의 대사를 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 하이라이트로 꼽히는 상암 월드컵 경기장 씬과 에이스가 익호에게 미션을 내리는 장면과 게임에 참여한 VVIP들의 음성을 들을 수 있는 헤드쿼터, 구루(최우식)가 조작하는 게임 인터페이스 등 모두 CG를 활용했다.
배급사 뉴(NEW)는 “한국 영화 중 빅매치가 강세인 이유는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즐기는 질주가 관객들에게 쾌감을 주기 때문”이라며 “촬영지 대부분이 서울의 주요 랜드마크다. 상암 월드컵경기장 서울역 행주대교 한강 고수부지 등에서 펼쳐지는 액션이 재미를 더한 것 같다”고 말했다.
SNS에는 “현실성은 많이 떨어지지만 재미있었다” “신하균 연기 장난 아니다. 보아는 좀 아쉽다” “이정재 액션 보는 재미가 쏠쏠했음” “남자의 백치미는 저런 느낌일까. 특유의 유쾌함이 매력 있다” 등의 반응이 많다.
이번 주 외화 공세는 더욱 거세다. 로맨스 영화 ‘사랑에 대한 모든 것’(감독 제임스 마쉬) ‘러브, 로지’(감독 크리스티안 디터)를 비롯해 ‘무드 인디고’(미셸 공드리) ‘변종사크’(그리프 퍼스트) ‘파커’(테일러 핵포드) ‘슈퍼 처방전’(감독 대니 분) 등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빅매치가 입소문을 타고 흥행을 이어갈지 기대를 모은다.
최지윤 기자 jyc8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