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 제작진이 선정한 명대사 TOP 5

‘미생’ 제작진이 선정한 명대사 TOP 5

기사승인 2014-12-11 16:37:55

"tvN 금토드라마 ‘미생’ 제작진이 인기요인을 직접 밝혔다. 답은 ‘각색’에 있었다.

‘미생’은 드라마가 전하는 메시지와 같이 드라마 안에서도 주인공과 주인공 외의 인물이 아닌 어떤 역할이든 그 안에서 캐릭터를 가지고 하나의 역할을 수행하는 인물로 조명했다. 캐릭터를 입체화하는 데 가장 많은 공을 들였다고 전한 정윤정작가의 각색의 힘을 보여줬다.

실제 원작에 없었던 수많은 명대사들을 통해 드라마 ‘미생’은 또 하나의 완성도 높은 창작물로 만들었다. 스펙이 전무한 고졸 검정고시 출신의 외로운 고군분투를 위해 장그래(임시완)가 오징어 속 꼴뚜기를 골라내는 장면, 오상식(이성민)이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거래처에 2차 접대를 하지 않고 거래처 사장의 사모를 호텔방으로 부른 에피소드, 그래의 어머니가 손수 넥타이를 매주면서 “어른 흉내내지 말고 어른답게 행동하라”고 충고한 장면은 모두 원작에 없이 극의 갈등 구조와 캐릭터의 부각을 위해 특별히 삽입된 장면이다.

원작의 명성은 그대로, 드라마의 묘미만을 살리겠다고 했던 초기 정윤정작가의 포부대로 드라마 ‘미생’의 많은 에피소드는 이 시대의 ‘미생’들에게 깊은 울림을 줬다.

다음은 ‘미생’ 제작진이 직접 선정한 원작에 없는 드라마 명대사 TOP 5.

△ 우리 애라고 불렀다. (2화)

장그래(임시완)가 고졸 검정고시 학력에 최전무(이경영)의 낙하산이라는 걸 알아차린 오상식(이성민)은 처음부터 장그래가 마뜩치 않았다. 일할 기회조차 주지 않자 “기회를 주실 수 있잖아요”라고 항변하는 장그래 앞에서 오상식은 “기회에도 자격이 있는 거다”라는 매몰찬 답변만 했다.

영업3팀 기밀문서가 회사 로비에서 발견되는 작은 소동으로 그래는 오해를 받게 되고 화가 난 상식은 장그래에게 호통을 쳤지만 옆팀 인턴의 실수로 인해 잘못을 덮어쓰게 된 것을 알게 된 상식은 술기운을 빌어 그래를 두둔한다. 옆팀 과장에게 “우리 애만 혼났다”고 항변하는 모습을 본 그래는 ‘우리 애’라고 불러준 상식의 모습을 되뇌이며 가만히 눈물지었다.

△ 당신들이 술 맛을 알아? (7화)

정윤정 작가는 직장인뿐만 아니라, 직장인을 가족으로 둔 아내, 자녀들도 공감하면서 볼 수 있도록 시청층을 넓히는 데에도 주력했다. 그는 “왜 남편이, 아버지가 그렇게 술을 마시고 들어올 수밖에 없는지를 공감했으면 했다”고 밝힌 바 있다.

공들여 준비한 사업 아이템을 권력에 의해 빼앗기고 난 후 쓰린 속을 술로 달래야만 했던 상식은 카메라를 정면으로 응시하며 샐러리맨들의 비애를 전한다. 드라마에서는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표현 기법으로 취하지 않으면 버티기 어려운 삶의 고단함을 시청자들에게 전해 많은 이들의 눈시울을 적셨다.

△ 내일 봅시다 (9화)

철강팀 강대리(오민석)의 명대사인 “내일 봅시다”는 시청자들에게 뭉클한 감동을 전하며 올해의 가장 인상깊었던 대사 중 하나로도 손꼽히고 있다. 엘리트 신입사원 장백기는 기본적인 업무의 연속으로 피로감을 느끼며 이직을 고민했지만 바로 그 업무의 기본과 태도가 돼있지 않아 실수를 연발하게 된다. 차가운 듯 보이지만 부족한 점을 스스로 깨달을 수 있도록 도운 강대리는 장백기에게 ""내일 봅시다""라는 짧은 인사로 진한 여운을 남기며 이 시대의 사회 초년생들에게 위로를 전했다.

△ 돌을 잃어도 게임은 계속 된다 (16화)

신입사원들의 고군분투가 그려졌던 16화를 한 마디로 표현한 명대사다. 장그래는 계약직 사원이라는 이유로, 안영이는 사내 정치를 이유로 승인된 사업을 뺏기거나 포기해야 하는 지경에 이른다. 한석율(변요한)은 제대로 된 멘토링 없이 선배의 업무을 도맡아 해야 하는 상황에 지쳐 특유의 유머와 재치를 잃는다. 현장 업무를 중시했지만 사무직 신입사원으로는 현장직의 힘듦을 보듬어 안을 수 없었다.

어저면 이 대사는 미생들의 씁쓸한 현실을 반영하면서도 동력을 잃지 않고 꾸준히 앞으로 나아가야만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 우린 아직 다 미생이야 (4화)

장그래가 신입사원으로 합격해 원인터내셔널 영업3팀으로 배치를 받게 된 날, 일당백으로 일할 인재로 안영이를 점찍어뒀던 오상식은 실망한 기색을 내비치는 듯 하면서도 “이왕 들어 왔으니까 어떻게든 버텨 봐라”고 그래를 격려한다. “버틴다는 건, 어떻게든 완생으로 나아간다는 거니까”라는 말에 놀란 그래에게 상식은 “넌 모르겠지만 바둑에 이런 말이 있어. 미생, 완생”이라며 “우린 아직 다 미생이야”라는 대사를 흘리듯이 툭 던진다. 이 시대의 미생들에게 깊은 울림을 가져다주기도 했다.

이혜리 기자 hye@kmib.co.kr이혜리 기자 hye@kmib.co.kr"
이혜리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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