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러난 이주영] 세월호 참사 이후 머리카락도 안 잘라… 유가족 마음 되돌려

[물러난 이주영] 세월호 참사 이후 머리카락도 안 잘라… 유가족 마음 되돌려

기사승인 2014-12-23 20:28:55

취임 9개월 만에 23일 사퇴한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은 명예 퇴진으로 꼽힌다. 지난 4월 세월호 참사에 주무부처 수장으로 혼신을 다했기 때문이다. 정부에 비판적이던 유가족들마저 이 장관에게만큼은 “계속 일해 달라”고 붙잡았을 정도였다.

이 장관은 세월호 참사 당일 곧바로 진도 팽목항으로 달려가 끝까지 현장을 지켰다. 초기에는 지휘본부 혼선 등으로 수색에 차질이 생기며 유가족들의 호된 질책을 받았다. 유가족에게 멱살을 잡힌 모습이 보도되기도 했다.

한때 경질대상 0순위였던 이 장관은 매일 밤 진도군청 내 간이침대에서 쪽잠을 자고, 김밥으로 끼니를 때우며 현장지휘에 몰두했다. 사고 이후 단 한 번도 자르지 않아 길게 늘어뜨려진 머리카락이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지난 8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지난 8월 직접 전화를 걸어 “할 일 많은 장관이니 현업에 복귀해달라”고 했지만 이마저도 거절했다.

이 장관의 진심은 유가족 마음을 되돌렸다. 지난 8월 사고 수습 후 사퇴 입장을 밝히자 유가족들은 “실종자를 다 찾을 때까지 끝까지 있어 달라”며 그를 붙잡았다. 실종자 가족들은 수중수색 중지를 요청하는 기자회견을 자청해 “이 장관이 그동안 모든 것은 자신이 책임진다며 아무리 작은 요청이라도 절대 외면하지 않았다. 그 모습에서 진정성을 느꼈고 깊은 믿음을 가지게 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조현우 기자
조현우 기자 기자
canne@kmib.co.kr
조현우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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