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암살 다룬 영화 개봉하는 날 채소 시찰한 北 김정은

자신의 암살 다룬 영화 개봉하는 날 채소 시찰한 北 김정은

기사승인 2014-12-26 08:43:55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군대에서 운영하는 채소온실을 시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6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동지께서 조선인민군 6월 8일 농장에 건설한 남새(채소) 온실을 현지지도했다”고 보도했다.

김 제1비서는 새로 건설된 온실에 만족감을 표시하고 농사의 과학화·집약화를 실현하기 위해 전문 연구기관과 협동해 선진영농법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교육을 통해 선진 과학기술을 널리 보급해야 한다며 우수한 경험과 기술을 소개하고 관련 당 정책을 설명하는 월간 잡지를 새로 만들 것을 지시했다.

한편 김 제1비서 암살 계획을 소재로 한 미국 영화 ‘인터뷰’가 미국 전역 320개 영화관에서 크리스마스인 25일(현지시간) 일제히 개봉됐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사이버 공격이 “북한의 속행”이라고 발표한 후 온라인으로 배포됐고, 테러 위협으로 대형 극장 체인이 상영을 취소하자 소형 독립영화관들이 나선 것이다.

이 영화를 둘러싸고 일어난 일련의 상황들이 국제사회의 이목을 끌면서 내용에 호기심을 가진 관객들과 표현 및 선택의 자유 지지자들이 몰리면서 상영 첫날엔 매진 행렬이 이어졌다.

미국 언론들은 주요 대도시는 물론 메인 주 뱅거에서 인디애나 주 재스퍼에 이르기까지 이 영화를 상영하는 영화관의 명단을 나열하기도 했다.

이 코미디 영화의 감독 겸 주연 세스 로건과 토크쇼 사회자로 나오는 제임스 프랑코, 그리고 공동 감독인 에번 골드버그는 태평양 시간으로 이날 오전 0시30분(한국 시간 오전 9시30분) 이 영화 상영을 개시한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의 한 영화관에 나타나 팬들의 성원에 감사를 표시했다.

로건은 “이런 일이 일어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정말 대단하다”고 말했다.

한편 영화를 보고 난 관객들의 평가는 엇갈린 것으로 전해졌다. “고품격 코미디”라는 호평이 나오는가 하면 “천박한 풍자극”이라는 비판도 등장했다.

미국 정보·사법 당국과 각 영화관은 상영에 따른 테러 가능성을 우려해 긴장을 늦추지 않고 대비 태세를 갖췄으나 이날 오전 현재 특별한 불상사는 보고되지 않고 있다. FBI는 전날 상영을 결정한 전국 영화관의 명단을 일선 지부에 회람하고 요원들이 전화 또는 직접 방문 형식으로 영화관 측에 테러 위협 가능성이 있음을 알리라고 지시했다.

‘인터뷰’는 성공적인 성과를 이어가지만 ‘시청률을 위해 격 떨어지는 내용만 다룬다’는 주변의 평가에 자존심이 상한 유명 토크쇼의 PD와 진행자가 김 위원장의 인터뷰를 성사시키고, 갑자기 나타난 CIA 요원들의 지시로 김 제1비서 암살에 나서게 된다는 내용이다.

조현우 기자
조현우 기자 기자
canne@kmib.co.kr
조현우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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