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삼성 ‘세탁기 파손’ 논란… ‘감정’보단 ‘해결’

LG-삼성 ‘세탁기 파손’ 논란… ‘감정’보단 ‘해결’

기사승인 2014-12-28 20:01:55
검찰, ‘소환불응’ LG전자 압수 수색… 기업 활동 ‘위축’ 우려
LG-삼성 ‘불화’… 결국 국내 제조업체 전체에 영향

지난 26일 LG전자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이 가전업계에 큰 파장을 몰고 왔다. 압수수색에 대한 LG전자의 강한 반발과 ‘무리한 수사’, ‘기업활동 위축’이라는 여론에 검찰도 이례적으로 수사의 당위성에 대한 ‘해명자료’를 내며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였다.

현재 LG전자는 차분한 가운데 주말을 보내며 대응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특히 이번 사건은 삼성전자나 LG전자처럼 글로벌 시장을 무대로 경쟁관계에 있는 회사가 경쟁사 수장을 직접 수사를 의뢰하고 압수수색까지 진행된 흔치 않은 일이기에 앞으로 전개에 대한 여론의 관심이 높다.

또한 이번 압수수색으로 인해 사건의 핵심에 있는 조성진 사장에 대한 여론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연이은 언론보도에 삼성전자가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LG전자 HA(홈어플라이언스)본부 조성진 사장에 대한 누리꾼들의 관심도 뜨거워 졌다.

고졸신화로도 불리는 조성진 사장은 공고 출신으로 LG전자 사장 자리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용산공고 졸업 후 금성사 세탁기 설계기술자로 LG전자에 첫발을 디딘 조성진 사장은 평생 세탁기 하나만 매진한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직접 자사 광고에 출연하고 2015년에 글로벌 1위의 비전을 제시하는 등 실질적으로 LG전자를 이끄는 인물이다.

조 사장은 LG전자 연구실장으로 근무하던 1990년대 초 현재 LG전자 드럼세탁기 모터에 사용되는 기술을 개발하면서 당시 일본 기술로만 제작되던 전자동 세탁기를 국산화 시킨 장본인이기도 하다. LG전자의 효자 브랜드인 ‘트롬’도 조 사장의 작품이다. 가전 유통업계에서 ‘백색가전은 LG’라는 수식어를 만들어 낸 데에는 엔지니어 출신인 조 사장의 공로가 컸다.

LG전자가 더욱 이번 압수수색에 안타까움을 표시하는 것도 조 사장의 상징성 때문이다. 특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 박람회인 ‘CES 2015’를 불과 2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LG전자는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한편 조 사장의 CES 참석이 불투명해진 시점에서 자칫 국내 가전에 대한 기술적인 평가보다는 LG와 삼성의 ‘가십’에 대한 국외 여론이 몰릴 것을 염려하는 가전업계의 우려도 크다. 국내 내수시장의 성장이 둔화된 시점에서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제품에 대한 신인도 저하는 결국 국내 업체들의 손해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국내 가전 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가 LG나 삼성을 따라잡을 위치는 아니며, 양사의 입장에 어느 한 편을 들 수도 없다. 하지만 LG와 삼성의 글로벌 위치는 결과적으로 한국 제품 전체에 대한 이미지와 신뢰를 올리는 요인이다”며 “어느 한쪽이 어떤 이유로든 타격을 받는다면 국내 산업에 도움이 될 게 전혀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또 다른 가전 업계 관계자도 “이번 사태가 안타깝다”며 “더 좋은 방안이 있을 텐데, 이렇게 진행되어선 양사나 국가적으로도 손해다. 감정보다는 빠른 해결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보탰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검찰의 고유 판단에 대해 삼성전자측은 어떤 공식적인 입장도 없다”며 “모든 사태가 원칙대로 해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진환 기자 goldenbat@kukimedia.co.kr
goldenbat@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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