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원춘 악몽] 12월에 중국 동포 ‘동거녀 살인’ 두번째… 수원 이어 김포 불안 급증

[오원춘 악몽] 12월에 중국 동포 ‘동거녀 살인’ 두번째… 수원 이어 김포 불안 급증

기사승인 2014-12-30 15:40:55

경기도 김포에서 40대 중국 동포가 말다툼을 하던 동거녀를 흉기로 살해한 뒤 도주한 사건이 발생했다.

경기도 김포경찰서는 동거녀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살인)로 A씨(43)를 긴급수배했다고 30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9일 오후 9시쯤 경기도 김포시 통진읍의 한 다방 앞 인도에서 동거녀 B씨(45)를 흉기로 2차례 찔러 숨지게 한 뒤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A씨는 다방에서 B씨와 말다툼을 하다가 주방에서 흉기를 가져왔고, 도망치는 B씨를 쫓아가 범행을 저질렀다.

A씨는 2009년부터 6차례에 걸쳐 중국과 한국을 오간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지난 10월 21일 90일짜리 체류 비자로 한국에 입국해 내년 1월 20일 출국을 앞둔 상태였다.

경찰은 이날 A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신청했다. 또 수배전단을 제작해 인근 상가해 배포하고 서울과 인천 등 인접 경찰청에 공조 수사를 요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불법 체류자는 아니다”며 “말다툼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동포가 저지른 동거녀 살인은 이달 들어 두 번째다.

경기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19일 수사를 마무리하고 박춘봉(56·중국 국적)씨에게 살인, 사체손괴, 사체유기 등 혐의를 적용, 사건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박씨는 지난달 26일 오후 2시 21분부터 36분 사이 수원시 팔달구 매교동 전 주거지에서 동거녀 김모(48·중국 국적)씨를 목 졸라 살해한 뒤 27일 오전부터 28일 오후까지 시신을 잔혹하게 훼손, 팔달산 등 5곳에 유기했다.

박씨는 지난 4월부터 동거해 온 김씨가 지난달 4일 자신과 다툰 뒤 짐을 싸서 집을 나가 만나주지 않자 앙심을 품고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동거생활을 하면서 둘은 생활비 지원 등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도 자주 다툰 것으로 전해졌다.

박씨는 시신을 유기할 때 주로 도보를 이용했으며, 오목천동 야산에 머리 등을 유기할 때는 2차례 택시를 탔다.

사건 수사과정에서는 박씨가 미리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하고, 실행했다는 정황도 드러났다.

박씨는 지난달 25일 부동산 사무실 직원에게 “내일(26일) 저녁 만나서 방을 보자”고 약속을 정해놓은 사실이 확인됐다.

지난달 11일 전 주거지 계약이 만료된 박씨는 한 달 연장을 해놓아 지난 11일까지 머물 수 있었지만 굳이 범행 당일 다른 월세방을 구한 것이다.

경찰은 박씨가 지난달 26일 범행하기 위해 직장에 하루 휴가를 냈고, 김씨를 만나 전 주거지에 들어가자마자 10분여 만에 살해한 점 등으로 미뤄 범행 시점과 장소를 미리 계획한 살인이라고 보고 있다.

범행 직후에는 부동산 사무실 직원을 만나, 시신을 훼손하기 쉽도록 화장실이 넓은 원룸을 단번에 가계약하고, 자신이 실제 머물 장소로는 수원역 주변 여인숙 ‘달방’을 마련하는 등 시신훼손도 철저히 계획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 관계자는 “박은 조사과정에서도 자신이 유리한 방향으로만 진술하고, 계획적인 범행 여부 등 불리한 사항에 대해선 진술을 하지 않았다”며 “하지만 확보된 증거를 토대로 사건을 보면 계획된 범행이라는 점이 입증된다”고 말했다.

중국 동포의 살인 사건이 잇따라 벌어지면서 트위터 등 SNS에선 2012년 ‘오원춘 사건’이 다시 회자되고 있다.

2012년 4월 수원시 지동 골목길을 걷던 20대 후반의 여성 A씨는 골목에서 뛰쳐나온 중국 동포 오원춘에 의해 강제 납치된다. 오원춘은 납치 후 피해자를 다음 날 새벽 2~3시까지 서너 차례 성폭행을 시도했으나 실패하자 새벽 4시쯤 머리를 둔기로 내리치고 목졸라 살해했다. 오원춘은 이후 칼로 피해자의 시신을 훼손한 뒤 14개의 비닐봉지에 나눠 담아 유기했다.

오씨는 2007년 한국에 들어온 뒤 경남 거제도와 경기도 화성·용인, 부산, 대전, 제주, 경남함안을 거쳐 수원에서 막일을 하며 매주 1회 정도 성매매를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또 스마트폰을 통해 하루 3회 이상 음란물을 검색, 시청한 것으로 조사됐다.

SNS에선 사건들의 잔혹한 수법이 오원춘을 모방한 것이 아니냐는 게시물이 급증하고 있다.

조현우 기자
조현우 기자 기자
canne@kmib.co.kr
조현우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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