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동안 오진률 0%…상술 휘둘리지 않는 정직한 검진이 비법”
“장삿속 과잉검진 바로잡아 국민기업으로 성장할 것”
KMI한국의학연구소는 30년 전 경기도 부천에 건강검진센터를 열었다. ‘건강검진’이란 단어가 지금처럼 일상적이지 않던 시절이다. 서울 지사에서 일을 시작한 이규장 회장(사진)은 검진이 낯선 국민들을 대상으로 종합검진의 중요성을 알려나갔다. 이규장 회장은 “검진센터는 보이지 않는 질병과의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보초병 같은 역할”이라고 말했다. 검진에 대한 시각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개업 초기에는 대형병원과 경쟁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대형병원마다 종합검진센터가 들어차 있었고, 의료에 대한 대중들의 신뢰는 대형병원을 향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규장 회장은 시스템의 변화보단 의료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밀고 나갔다. 사실 이 회장은 대학 때 경제학을 전공한 사람이다. 의료와 사뭇 거리가 있는 그가 종합검진센터를 경영한 데에는 그만의 신념 때문이다. 이 회장은 “검진과 치료가 분리돼야 한다. 한 병원에서 검진하고 한 병원에서 치료하면 오진이 나도 환자는 이 사실을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또 “3명 중 1명이 암으로 발견되는 현실에서 검진은 현대인의 삶에 꼭 필요한 부분이지만 검진기관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는 그리 높지 않다. 일부 병원에서 종합검진 상품을 다양하게 만들어 두고, 환자들에게 고가의 종합검진을 선택하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KMI는 ‘첨단 의료장비를 새롭게 도입했다’라는 식으로 고객을 유치하지 않는다. 더욱이 불필요한 건강검진 항목을 만들어 끼워파는 법이 없다. 건강검진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수록 본래 설립 취지를 잃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좋은 건강검진센터란 무엇일까. 이 회장은 “장삿속 과잉검진을 바로 잡는 전문인력들의 노력”이라고 답했다. 이 회장은 “검사항목이 많다고 좋은 검진이 아니다. 검사항목이 많아지면 검사비가 비쌀 수밖에 없다. 생명과 직결되지 않는 부수적인 진단은 하지 않는다. 지난 30년간 오진률 0%를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은 상술 없는 정직하고 정확한 검사를 해왔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KMI로 납품된 검사시약과 의료장비가 잇따라 또 다른 대형병원에도 들어가며 KMI가 의료기기 시장을 선도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이규장 회장은 “이처럼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이유는 단순히 우리가 가진 규모 때문만이 아니다. 상술에 휘둘리지 않는 엄격한 기준으로 제품을 들이기 때문이다. ‘유효기간이 얼마 남지 않는 시약을 절반 값에 줄 테니 사가’라는 곳도 있다. 국민들의 건강을 지키고자 들어선 검진센터에서 덤핑 제품을 사용하는 꼼수는 센터를 믿고 찾아준 고객들에게는 일종의 배신이나 다름없다. 고객들과의 신뢰를 지키기 위해 납품업체와 상술이 섞인 계약을 결코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끝으로 KMI를 국민이 사랑하는 기업으로 만들고 싶다는 이 회장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는 사람도 정기적으로 검진 받으며 건강할 권리가 있다. KMI의 목표는 많은 사람들이 대형병원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안전하고 정확한 검진을 받는 것”이라며 “정직과 신뢰를 바탕으로 건강한 100세 시대를 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단비 기자 kubee08@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