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전팔기 구해라’인지 ‘슈퍼스타 K 구해라’인지… 의문 남는 CJ의 콘텐츠 재활용

‘칠전팔기 구해라’인지 ‘슈퍼스타 K 구해라’인지… 의문 남는 CJ의 콘텐츠 재활용

기사승인 2015-01-06 18:43:55

“또 슈퍼스타 K야?”


Mnet의 두 번째 뮤직드라마 ‘칠전팔기 구해라’가 6일 베일을 벗었다. 그런데 어딘가 익숙하다. 드라마는 2010년 당시 오디션 신드롬을 만들어냈던 ‘슈퍼스타 K 2’에 출사표를 던진 여섯 명의 이야기를 그린다. 주요 출연진에 슈퍼스타 K3 출신의 울랄라세션 박광선이 이름을 올렸고, 이외에도 슈퍼스타 K2 당시 화제의 인물인 존박, 장재인, 김그림 등이 주·조연으로 등장한다.


방송국들이 성공한 콘텐츠를 재활용하는 것은 왕왕 있는 일이지만, CJ는 유독 콘텐츠 재생산에 집착을 보인다. ‘응답하라 1997’이 성공한 후 ‘응답하라 1994’를 히트시킨 것도 모자라 수많은 응답하라 관련 프로그램이 이어졌고 종내는 세미나까지 열렸다. ‘할배’들이 여행 간 이후 여배우들도 여행을 갔고 작곡가도 여행을 갔고 20대 남자 배우들도 여행을 갔다. 슈퍼스타 K5가 참담하게 실패한 이후 겨우 슈퍼스타 K6으로 재기하나 했더니 이번엔 드라마다. 슈퍼스타 K는 드라마 속 소품이나 환경으로만 쓰이는 데 끝나지 않는다. 윤종신·엄정화 등 당시의 심사위원이며 2010년 당시의 출연진들까지 데려왔다. 연출은 드라마 전문 연출 감독이 아닌 ‘슈퍼스타 K2’까지의 연출을 맡았던 김용범 감독이다. 이쯤 되면 재생산이 아닌 ‘슈퍼스타 K’ 우려먹기라고 봐도 무방하다.

물론 CJ가 가진 자본이나 연출력 등으로 세련된 드라마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아빠의 유작을 세상에 알리겠다”는 캔디형 여주인공과 그녀를 둘러싼 이란성 쌍둥이의 삼각관계, 분명 극중에서는 뚱뚱하다는 설정이지만 누가 봐도 늘씬하기 그지없는 여배우 등 ‘올드’한데다 설득력까지 떨어지는 설정은 칠전팔기 구해라의 주가 드라마인지, 슈퍼스타 K인지 헛갈리게 한다.


6일 서울 중구 태평로 더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칠전팔기 구해라 제작발표회에서 김용범 감독은 “칠전팔기 구해라는 슈퍼스타 K출신 제작진뿐 아니라 ‘위대한 탄생’, ‘댄싱 9’의 제작진이 참여한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총 집합”이라고 말했다. 제작진이 모두 모여 “탈락한 참가자들은 뭘 하며 살까”라는 말을 나누다 만들어진 드라마라는 것. 이어 김 감독은 “음악을 최대한 많이 담았다는 것이 칠전팔기 구해라가 내세울 점”이라며 “음악의 비중이 반 이상을 차지할 예정이며, 추억을 자극하는 곡과 함께 창작곡을 담아 여러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Mnet은 이미 싱그러운 청춘스토리와 음악이 잘 어우러진 드라마 ‘몬스타’로 좋은 평을 받았다. 굳이 민망할 정도의 자사 브랜드를 드라마 안까지 가지고 올 필요가 있을지 의문이 남는 이유다.

이은지 기자 rickonbg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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