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人터뷰] 변요한 인터뷰 ‘링겔 투혼’… “받은 사랑에 보답, 당연한 것”

[쿠키人터뷰] 변요한 인터뷰 ‘링겔 투혼’… “받은 사랑에 보답, 당연한 것”

기사승인 2015-01-11 09: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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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미생’은 숨은 원석을 찾는 장이었다. 비주류로 활동해왔던 배우들이 ‘미생’을 통해 얼굴을 비췄고, 재조명을 받을 수 있었다. 주·조연 할 것 없이 단역으로 나온 배우들까지 말이다.

그 중에서도 소위 가장 뜬 스타가 있다. 배우 변요한이다. ‘독립영화계의 송중기’라고 불리며 영화판에서는 꽤나 유명했던 기대주다. 그런 그가 방송으로 넘어와 처음으로 도전한 드라마 연기는 대박이 났다. 다소 무거운 드라마의 분위기는 한석율의 등장으로 환기됐다. 말도 많고 능글맞은 밉상캐릭터지만 미워 보이지 않았다. 이 또한 변요한의 능력이 아니었을까.

변요한은 ‘미생’ 종영 후 눈코뜰새 없이 바빴다. 세부 포상 휴가를 다녀온 뒤로 연이은 인터뷰의 연속이었다. 과부하가 걸린 모양이다. 링겔까지 맞아가면서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피곤하냐구요? 전혀 그렇지 않아요. 받은 사랑에 보답하려면 이 정도는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인터뷰가 다 끝날 때까지 ‘미생’도 끝난 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아직까지 한석율을 보내지 못한 모양이다. ‘미생’에 출연하기까지 쉬운 여정은 아니었다. 이전까지 다른 작품에서 캐스팅이 확정됐다가 다시 취소되는 경우도 허다했다고 한다. ‘미생’은 수많은 오디션 경쟁자들을 뚫고 촬영 10일전 합격 통보를 받았다. 캐스팅 소식을 들었을 때 “믿기지 않았다”고 했다. 첫 촬영에 들어가서야 실감을 했다. 변요한은 한석율 캐릭터 연구를 위해 웹툰을 가장 먼저 봤다.

“웹툰을 딱 한번만 봤어요. 너무 많이 보면 웹툰에 있는 한석율 캐릭터에 갇힐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단발머리의 이미지와 성격과 성향에 대해 저만의 포인트를 잡고 드라마에 들어갔죠. 그리고는 드라마 대본에 충실했어요. 여러 가지 디테일한 부분은 감독님의 디렉션과 상대 배우들이 봐주는 눈빛 등을 통해 저만의 한석율을 만들어 간 거죠.”

본인이 만들어 낸 한석율, 그리고 한석율을 사랑해주는 시청자들이 있었기에 캐릭터에 대한 애착은 그 누구보다 컸을 것이다. 변요한은 ‘미생’ 캐스팅 권한이 주어져도 또 다시 한석율을 연기할 것이라고 했다.

“다시 선택해도 한석율이에요. 한석율이라는 캐릭터가 대중에게 그리 첫 인상이 좋진 않았잖아요. 첫인상을 잘 안 믿어요. 계속해서 알아보고 하고 싶어하는 게 있어요. 한석율 역시 첫인상과 다르게 두 번째 인상은 다르잖아요. 그의 가정사가 있고, 현장에 대한 사랑과 자부심이 있고. 여러 가지를 극복하려는 모습에 연민을 느꼈죠. 미생에서도 제일 매력있는 캐릭터인거 같아요.”

실제로 만나본 변요한은 예상과 많이 달랐다. 한석율처럼 붙임성이 좋고 능글맞지도 않았다. 오히려 말수도 많지 않았다. 자신의 모습과 한석율 캐릭터에 대해 “공감대 형성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고 변요한은 설명했다.

“한석율 캐릭터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순간을 찾아야 했어요. 어느 정도 저와 비슷한 모습이 있긴 했죠. 저도 친한 친구들과 장난치고 할 때는 활발하죠. 한석율도 가족들과 현장 사람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사람이잖아요. 연기를 하면서 느낀 점은 많은 사람에게 사랑을 받고 자란 모습이 저와 비슷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만큼 사랑을 받았기에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베풀 수 있는 거구요.”

변요한은 자신을 운이 좋기 보다는 노력파라고 말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연기 기초를 다진 뒤 연극과 독립영화로 역량을 쌓아오며 ‘독립영화계의 송중기’라는 칭호를 얻기도 했다. ‘미생’으로 스타덤에 올랐지만 겸손함을 유지하려는 그의 모습이 인터뷰 내내 맴돌았다.

“늘 자신감은 있었어요. 막연한 자신감은 아니고 제 자신을 알고 제가 갖고 있는 자질을 생각하면서 그 만큼의 자신감은 잊지 않으려 했죠. 어느 이상을 넘어가면 자만이 되잖아요. 제가 할 수 있는 일과 하지 못하는 일을 잘 구분하려고 하죠.”



‘미생’ 2회 끝자락에 잠시 나오는 변요한은 찰나의 순간에도 존재감을 뽐냈다. 3회에서부터 본격 등장하면서 시청자들은 변요한에 대해 궁금해했다. 실시간검색어 순위에 오르며 변요한에 대한 관심은 폭발적이었다. 하지만 그는 그런 반응들을 당시에 느낄 수 없었다고 했다.

“그때도 드라마에 적응 중이라 반응을 일일이 확인하진 못했어요. 4회 피티신까지 해야 될 것들이 너무 많았죠. 2회 첫 등장 빼고는 3회와 4회는 본방으로도 보지 못했어요. 다운 받아서 후에 봤을 정도였죠. 제 주변 분들도 저에게 큰 칭찬은 안 해줬어요. 부모님들은 물론 좋아해 주셨지만요. 제 대학 스승님들이나 동기들은 드라마가 끝날 때까지 ‘연기 좋다’라는 말은 안 해줬어요. 대신 ‘고생해라’ ‘드라마 좋다’ 이정도의 응원이 전부였어요. 제가 흐트러질까봐 ‘연기가 좋다’는 말은 삼가신거죠. 또 제가 ‘드라마 좋다’는 말을 좋아하는 걸 알아서 그런지 그 말이 가장 큰 응원이 됐죠.”

변요한에게 2014년은 ‘미생’을 통해 한 뼘 성장했고 대중으로부터 과분한 사랑을 받은 한 해였다. 29세에서 30세로 나이 앞자리가 바뀐 만큼 여러모로 의미가 있었을 것이다.

“굉장히 치열했던 20대였죠. 보통 평범한 사람들의 20대와 같았을 거에요. 욕심도 많았고 어떤 것에 대해 갈증도 느끼고 외롭기도 하고. 앞자리가 바뀐 지 얼마 안 됐지만 어떻게 풀어나갈지 여유롭게 생각하고 싶어요. 30대는 살아봐야지 알 것 같지만 20대보다 좀 더 멋있었으면 좋겠어요. 멋있는 남자가 되고 싶습니다.”

변요한에게 ‘미생’은 어떤 의미인지도 궁금했다.

“아직 끝난 지 얼마 안됐고 실감도 안나요. 정리가 잘 안되죠. 확실한 건 공허한 마음이 큰 거에요. 드라마랑 저랑 대화를 많이해왔기 때문이죠. 고맙고 선물같은 작품이에요. 시간이 좀 더 지나야 정확히 정의를 내릴 수 있을 거 같아요.”

최종적으로 변요한은 어떤 연기자가 되고 싶을까. 그는 “대한민국이 필요한 배우가 되고싶다”고 했다.

“대한민국이 필요한 배우가 되기 위해서는 제가 많은 분들께 신뢰도 드려야 될 거 같고 인품도 갖춰야 하고. 해야 될게 정말 많아요. 그렇게 되기까지 많이 힘들 거라 생각해요. 그래도 사람들이 ‘변요한이 필요하다 또는 필요했다’ 이렇게 생각해주시면 좋을 거 같아요. 가야할 길이 너무 멀지만 그렇게 생각해요. 모든 분들께 정말 감사합니다.”



이혜리 기자 hy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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