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속 디스크?] “1억원 들여 투표했더니 오빠는 시상식 들러리?” 골든디스크의 황당한 일처리

[졸속 디스크?] “1억원 들여 투표했더니 오빠는 시상식 들러리?” 골든디스크의 황당한 일처리

기사승인 2015-01-14 15:14:55

6명 중 5명이 빠졌다. 7명 중 2명이 빠졌다. 동창회 얘기가 아니다. 골든디스크 시상식 얘기다.

14일 JYP엔터테인먼트는 그룹 갓세븐의 뱀뱀과 유겸이 중국 공연 비자를 받지 못해 제 29회 골든디스크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한다고 알렸다. 14~15일 양일간 중국 베이징 완스다중신 마스터카드센터에서 열리는 골든디스크 시상식에 갓세븐은 유력한 신인상 후보지만 5명만 참석하는 것이다.

비스트의 경우는 더 당황스럽다. 비스트의 멤버는 6명이지만 이중 5명이 중국 공연 비자를 받지 못했다. 현지 공연을 하기 위해서는 중국의 공연 비자가 필요하지만 그룹의 반 이상이 관광 비자를 들고 출국했다. 비스트 역시 골든디스크 디지털음원상의 유력한 후보지만 공연 여부 자체가 불투명하다. 혼자서 비스트 무대를 꾸밀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골든디스크 측의 행사 진행을 맡은 중국 현지 업체의 누락 때문이다. 행사 관계자는 “참가 그룹이 많다 보니 몇몇 멤버가 비자 신청 과정에서 누락된 것 같다”고 말했다. 골든디스크는 문화관광부의 해외 공연허가서를 받은 시상식이라 한국 가수들의 공연은 문제될 것 없다는 시선도 있지만 정작 문제는 중국 공안이다.


중국은 사회주의 국가로, 중국에서 열리는 모든 공연은 중국 공안이 컨트롤한다. 한 해외 공연업체 관계자는 “공안의 허락을 받지 못하면 행사 주최 측이라고 해도 마음대로 행사 진행을 변경할 수 없다”며 “한국 가수가 공연 비자가 아닌 관광비자로 공연한 것을 공안에서 문제 삼을 경우, 최악의 경우에는 시상식 자체를 공안의 판단으로 취소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가수도 억울하지만 팬들은 환장할 노릇이다. 비스트는 디지털음원부문에서 81만9248표를 획득해 투표 1위를 달리고 있으며, 갓세븐은 신인상 부문에서 111만5003표를 획득해 1위를 했다. 이 투표는 골든디스크 시상식 앱으로 진행됐으며, 투표 50회당 2750원의 비용이 든다. 투표권 1회당 55원꼴로, 두 그룹의 팬들은 1억 원이 넘는 돈을 들여 투표한 셈이 된다. 무료 투표도 가능은 하나 극히 제한된 횟수로 가능하며 이 또한 광고 배너를 클릭하는 방법으로 획득할 수 있다. 결국 전부 골든디스크 측의 유료 수입인 셈이다. 갓세븐의 팬인 김혜미(22·가명)씨는 쿠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데뷔한 갓세븐이 받을 수 있는 마지막 신인상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팬들이 돈을 들여 투표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주최측의 어이없는 실수로 7명이 아닌 5명이 무대에서 상을 받다니 이해가 안 간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팬들이 큰 돈을 들여 투표했지만 정작 영광을 누려야 할 오빠는 공연 비자가 없어 무대 밑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해외에 K팝을 알리겠다는 취지는 좋다. 중국에서도 인기 있는 한류 가수들이 베이징에 모여 아시아의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그들만의 기쁨은 아닐 것이다. 영광 속 가수의 빈자리는 팬들에게 과연 기쁨일까. 골든디스크 측은 “오후 내에 공연 여부를 조율해 SNS에 알릴 것”이라고 전했다.

이은지 기자 rickonbg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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