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人터뷰] 15년만에 데뷔한 지소울, 나이가 깡패다

[쿠키 人터뷰] 15년만에 데뷔한 지소울, 나이가 깡패다

기사승인 2015-01-19 17:40:55

“나이가 깡패”라는 말이 있다. 보통은 ‘나이 앞세워 이득 보려 한다’는 안 좋은 의미로 쓰이지만 가수 지소울(본명 김지현)과 만난 자리에서 그의 타이틀곡 ‘유(You)’를 듣는 순간 그 말이 생각났다. 지소울을 수식하는 말들은 단편적이다. 15년차 연습생, 혹은 JYP의 15년차 홍삼. 하도 데뷔한다 데뷔한다 말만 계속해 우려먹고 달여 먹어서라나. 지소울의 연차는 그대로 ‘깡패’가 됐다. 15년 동안 갈고 닦은 음색과 음악은 고스란히 그의 앨범 ‘커밍 홈(Comimg Home)’에 녹아들어 청중에게 감동을 전한다.

“데뷔 소감이요? 그냥 설레요. 정말.”

많은 말이 나올 것 같았지만 소감은 의외로 담백했다. 지소울은 지난 2001년 진행된 SBS 영재육성 프로그램 ‘99% 도전’에 참가하며 얼굴을 알렸다. 당시 넘치는 재능으로 JYP의 차세대 기대주가 됐지만 데뷔는 요원해졌다. 15년 동안 쌓인 말이 많을 것 같았지만 아니었다.

“스스로가 가지고 있는 기준이 있어요. 그 음악적 기준에 전 그동안 계속 미달이었죠. 준비도 되지 않은 채로 데뷔하면 좋은 음악을 남들에게 들려주지 못할 것 같았어요.”

그를 발탁했던 박진영은 지소울에 대해 ‘득음한 것 같다’고 칭찬했다. 꾸준히 “이제 데뷔해도 될 것 같다”고 지소울을 불렀지만 오히려 지소울이 데뷔를 사양했다.

“남들이 15년, 15년 하는데 사실 저는 그렇게나 오래된 줄은 몰랐어요. 이제 와서 보니 15년이나 됐구나, 싶은 거죠. 사람들이 살다가 어느 순간 불현듯 ‘아, 내가 살아온 지 00년이나 지났구나’하고 느끼는 것 같이. 매순간 내가 태어난 지 몇 년이라고 생각하며 사는 사람은 없잖아요. 정말 좋아서 음악을 했고, 그러다 보니 15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것뿐이에요.”

JYP가 미국에서 철수했지만 지소울은 미국에 남는 걸 택했다. 브루클린 대학에서 학업을 수행하면서도 지하철과 바(Bar) 등에서 공연을 계속했다. 거리 공연은 지소울에게 많은 경험을 하게 해 줬고, 음악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친구들을 얻게 해 줬다. 그 중 가장 크게 배워운 것이 뭐냐고 물으니 지소울은 “항상 성실하고 겸손한 자세”라는 의외의 대답을 내놨다.

미국의 음악 프로듀서 겸 매니저인 조셉 켈리가 지소울에게 해 준 “언제나 열심히 하고 겸손하라”는 지소울이 음악을 대하는 자세의 근간이 됐다. 오디션에서 우승도 해 봤고, 스티비 원더 앞에서 노래도 해 봤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열심히 하는 것, 그리고 자만하지 않을 것이었다는 것이다.

지소울은 데뷔앨범 커밍 홈에 오로지 자신이 경험한 것만을 담았다. 처음에는 미니앨범 형태에 불만도 가졌다. 대중에게 빨리 자신이 만든 음악들을 보여주고 싶은데, 6곡의 미니앨범은 작게만 느껴졌다. 그러나 어느 순간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제가 이번 앨범만 내고 음악 안 할 게 아니니까요. 앞으로 더 넓은 스펙트럼을 얼마든지 보여줄 수 있는데, 급하게 생각하지 않기로 했어요.”

지소울이 데뷔를 위해 만든 노래들은 총 14곡. 그 중 가장 먼저 들려주고 싶은 노래들을 꽉꽉 담았다.

활동 목표가 뭐냐고 물으니 “그래미 상?”하며 웃음이 돌아온다. 그러나 그 목표가 마냥 장난으로만 들리지는 않는 것은 왜일까. “앞으로도 듣는 사람과 공감할 수 있는 노래를 하고 싶어요. 그게 제 음악의 최종 목표예요.”

이은지 기자 rickonbge@kmib.co.kr
이은지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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