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사무장의 막장 성희롱 “남자 맛 보면 장난 아니다” “ 피부 찰지다” “나가요 같다”

대한항공 사무장의 막장 성희롱 “남자 맛 보면 장난 아니다” “ 피부 찰지다” “나가요 같다”

기사승인 2015-02-09 11:02:55

[쿠키뉴스=조현우 기자] 부하직원에게 성희롱 발언을 일삼고 선물을 강요한 항공사 사무장을 파면한 것은 정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남부지법 민사13부(부장판사 진창수)는 대한항공 사무장이던 A씨(54)가 ‘파면 절차가 잘못됐고 거짓된 제보를 근거로 내려진 처분이라 위법하다’며 회사를 상대로 낸 해고 무효 확인 청구 소송에서 기각 결정을 내렸다고 8일 밝혔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수년간 사무장 직위를 이용해 여승무원들에게 성희롱 발언을 해왔다. 한 여승무원의 SNS 프로필 사진을 보며 “성인잡지 모델 같다. ‘나 오늘 한가해요’ 느낌이다”라고 했고, 다른 여승무원을 가리켜 “쟤 옷 입는 것 봐. ‘나가요’ 같다”고 말했다. 2008년 피지로 비행할 때 수영복을 갖고 오지 않은 여승무원에겐 “여자들은 수영복이 필요 없다. 상체는 기내서비스용 안대를 대고, 하체는 취침승객 알림용 스티커를 붙이면 된다”고 했다.

두 여승무원이 기내에서 장난치면서 포옹을 하는 모습을 보고는 다른 여승무원에게 “저런 사람이 남자 맛을 보면 장난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 여승무원과 우연히 팔을 부딪치자 “피부가 찰지다(차지다)”고 말했다. 이후 이 승무원의 별명은 ‘찰진’(차진)이 됐다. 한 여승무원에게는 다른 여승무원을 가리켜 “쟤 옷 입는 것 봐봐 ‘나가요’ 같다”고 말하는가 하면 정비사와 여승무원이 우연히 부딪치자 “당신은 젊은 남자만 보면 환장해”라고도 했다.

부하직원들에게 선물과 금품도 요구했다. 근무 중 종종 “물질과 마음은 하나다”라는 말로 부담을 줬고, 2011년 결혼을 앞둔 여승무원에게 “결혼식에 입고 갈 옷이 없다”고 말해 실제로 2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받기도 했다. 업무를 부하직원에게 떠넘기고 심지어 사내 교육과정의 온라인 시험도 부하직원에게 대리 응시토록 한 사실이 드러나자 대한항공은 지난해 7월 A씨를 파면했다.

재판부는 “A씨의 성희롱 발언은 단순한 농담이나 친근감의 표시를 넘어 상대방에게 굴욕감과 수치심, 혐오감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했다. 선물 요구, 업무 전가, 객실서비스 매뉴얼 규정 위반 등도 모두 파면 사유로 인정된다”며 기각 사유를 밝혔다.
조현우 기자 기자
canne@kmib.co.kr
조현우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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