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훈 기자] 재규어 차량 화재 사건을 두고 소비자와 제조사 측 책임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재규어 측은 사건이 1년이 지난 지금에도 묵묵부답으로 대응하고 있어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장모씨는 지난 2013년 9월 재규어코리아로부터 재규어 XF 3.0sc모델을 구입했다. 한 달 뒤 서해안 고속도로를 주행하던 중 '퍽'하는 소리와 함께 차량 뒤편에서 연기가 나는 것을 발견했다.
장씨는 이어 차량 보닛 쪽에서도 연기가 나고 엔진 체크 등에 불이 들어오자 도로 한 켠에 차량을 세웠다. 그런데 엔진룸 밑으로 다량의 기름이 유출되고 있었고 보닛을 열자 엔진 옆 부분에서 불이 붙어 차량 밑으로 번지기 시작했다. 장 씨는 즉시 보험사와 제조사 등에 연락을 취했고 화재진압차량이 현장에 도착했지만 연기발생을 목격한 지 50분만에 장씨의 차량은 완전히 전소됐다.
장씨는 같은해 10월 변호사를 선임하고 재규어 측에 정확한 사고원인 규명과 함께 차량 구입대금 6500여만원과 사고에 따른 위자료 배상을 요구했다. 구입한지 얼마 되지 않은 유명 브랜드의 차량이 운전자 과실 없이 화재가 난 것은 심각한 설계적 결함으로 볼 수밖에 없다는 게 장씨 측 주장이다.
이에 대해 재규어 측은 사고 다음달 법적대리인을 통해 차량구입대금에 상응하는 위자료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섰다. 다만 전소된 차량 대신에 동종의 신차 교환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재규어 측의 이번 사건을 조용하게 덮으려는 의도가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장씨 측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차량 제조사가 화재발생시 국토교통부에 의무적으로 보고를 해야 함에도 재규어 측이 이를 고의적으로 보고하지 않았다.
장씨 사건을 대리중인 법무법인 넥스트로 박진식 변호사는 ""국토부에 해당 차량 화재사실이 있는지를 문의했으나 없다는 회신이 왔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제조사가 사고원인 분석을 위해 보험사에 차량 인도 협조를 요청했어야 했다""며 재규어 측이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되받았다.
이에 재규어 측은 당시 장씨 측에 보낸 회신서에서 ""화재 원인은 차량 자체 결함으로부터 발생할 가능성도 있지만 다른 차량이 던진 담배꽁초나 낙엽, 기타 이물질 유입으로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영국 본사로부터 분석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장씨가 사고 직후 보험사와 합의를 해 보험사가 해당 차량을 가져가 조사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hoon@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