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충암고 교감, 홍준표·이성애에게 ‘빅엿’을 먹이다

[친절한 쿡기자] 충암고 교감, 홍준표·이성애에게 ‘빅엿’을 먹이다

기사승인 2015-04-07 11:11:55
MBN 뉴스 화면 캡처

[쿠키뉴스=김현섭 기자] “학생이 돈을 내는가 어떤가를 알 수 없습니다. 누가 수혜의 대상자이고 누가 돈을 넣어야 되는 대상자인지 그걸 알 수가 없습니다.” (이성애 경남도의원·6일 ‘한수진의 SBS 전망대’)

“(다른 학생들 보는 앞에서) 너 급식비 안 냈네?”(충암고 김종갑 교감·2일 학교 임시 식당 앞)

재미있지 않습니까? 서울의 한 고등학교 교감이 멀리도 있는 경남의 도의원과 도지사에게 ‘빅엿’을 먹였습니다.

무상급식 중단, 홍 지사가 말하는 ‘선별적 무상급식’과 관련해 제기되고 있는 가장 큰 우려가 바로 ‘낙인효과’입니다. 어떤 사람이 부정적 이미지로 찍히면 그 사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이론이 낙인효과죠. 친구들 사이에서 ‘쟤네 집은 급식비 못 내는 집’ ‘형편이 어려운 집’이라는 인식이 박히는 학생이 나올 것에 대한 걱정입니다.

이에 대해 홍준표 도지사나 이성애 경남도의원은 급식비 지원은 철저하게 ‘비공개’로 진행되기 때문에 낙인효과 같은 건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충암고 김 교감이 이렇게 ‘한 사람’에 의해 ‘한 방’에 무너질 수 있다는 걸 보여주면서 신뢰성을 흔들어 버렸죠.

김 교감은 급식비 공개 독촉 소식이 처음 알려진 6일 참교육학부모회, 은평학부모네트워크, 전교조서울지부 등 교육단체 회원들과의 면담 자리에서 “(학생에게 공개적으로 급식비 독촉을 한 것이) 합리적 방안이라면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게 비교육적이라는 지적이 있다면 수정하겠다”라고 밝히면서도, 이성대 전교조 서울지부장이 “비교육적이라는 생각은 안 하시는 것이냐”고 묻자 대답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고 하죠.

또 이 학교 박상국 교장은 ‘교육적 차원의 일환’이라며 “(형편이 괜찮은 데도) 도덕적 해이로 급식비를 내지 않은 학생에게만 경각심을 준 것”이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급식비 계좌이체 같은) 시스템으로 일정 수준의 ‘비공개’는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스템으로는 설계할 수 없는 게 바로 그 시스템을 지키고 시행해야 할 현장에 있는 사람들의 마음이고, 철학이고, 관점입니다. 그들이 내면에 가지고 있던 시스템에 대한 반기나 자신 만의 고집이 표출돼 버리면 시스템은 무용지물이 됩니다.


전국에 있는 무수한 학교 교사들 중 급식비 공개 독촉 행위에 대해 김 교감이나 박 교장 같은 마음, 철학, 관점을 가진 사람이 없다고 어떻게 확신할 수 있나요. 어디선가 비슷한 일이 또 생기고, 그때서야 교사들의 급식비 공개 독촉에 대한 제재 방안을 만들겠다고 나서봐야 우려했던 일은 벌어지고 학생은 상처를 받은 후입니다.

무상급식 중단에 대해 찬성이다, 반대다 라는 말을 하는 게 아닙니다. ‘낙인효과’는 없을 거라고 자신하고 있는 사람들이 이번 충암고 사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할 뿐입니다. afer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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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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