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상관이 부하와 ‘성관계’ 땐 군형법 적용한다

軍, 상관이 부하와 ‘성관계’ 땐 군형법 적용한다

기사승인 2015-04-07 14:47:55
"국방부는 상관이 부하와 성관계를 가져 적발되면 군형법으로 엄격히 처벌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병영내 악·폐습을 뿌리 뽑기 위해 병영 내에서 이뤄지는 폭력과 구타, 가혹행위 등을 전담하는 수사관 제도를 신설할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는 7일 한민구 국방부 장관 주재로 방산 비리, 성폭력, 구타, 가혹행위 등의 근절을 위한 '전군 검찰관 및 헌병수사관 합동회의'를 개최해 이런 방안 등을 추진키로 의견을 모았다고 군의 한 관계자가 전했다.

창군 사상 처음 열린 군검찰과 헌병수사관의 합동회의에서는 군내 성폭력 근절대책과 피해자 보호 강화, 방산비리 근절을 위한 수사협조체계 구축, 구타·가혹행위 근절 방안 등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군내 성폭력 근절 대책으로는 상관이 지휘·감독관계에 있는 부하와 성관계를 가지면 군형법으로 처벌키로 하고, 군형법에 처벌 근거를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위력에 의한 성관계 및 추행죄에 대해서도 군형법을 적용하고 형량도 대폭 높일 계획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현재 영내에서 군인 등에 대한 폭행이나 협박을 가했을 때 피해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릴 수 있도록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의 군형법 일부개정 법률안을 입법예고했다""고 전했다.

이어 군사령부급 이상 부대에 성범죄 전담 재판부를 운영하고 여군 판사를 임용키로 했다. 성범죄 사건이 엄중하다고 판단되면 육군본부에서 직접 다룰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가 성범죄에 대해 강력한 처벌 대책을 마련한 것은 '성범죄 무관용' 원칙에도 군내 성범죄가 계속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군내 성범죄는 2012년 278건, 2013년 350건, 2014년 499건 등으로 증가했다.

성범죄에 의한 피해자 보호 대책도 마련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성범죄 피해자 보호를 위해 민간 국선변호사 운용 등 필요한 예산을 마련하고 피해자가 쉽게 국선변호사를 선임하도록 도와주는 전담 조직을 신설할 것""이라며 ""일반 범죄 피해자 보호를 위해서도 가해자 배상명령제도 등을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병영내 폭력과 구타, 가혹 행위 등의 근절을 위해 악·폐습 근절 전담 수사관 제를 운용할 것으로 전해졌다.

병영내 불시 설문조사와 면담 등을 통해 구타와 가혹행위 사례가 적발되면 이 수사관이 사건을 전담하도록 하는 방안이다.

특히 구타와 가혹행위 사고 우려자에 대한 전문적인 관리를 위해 '심리분석 전문가 참여제도'를 시행할 계획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소단위 부서별로 찾아가 사고예방 교육지원과 고충해결을 위한 '헬프데스크'를 운영하고 사고 발생 부대(서)에 대한 합동정밀 진단과 지휘감독 책임자에 대한 문책을 강화할 것""이라며 ""사고자에 대해서는 철저한 수사를 통해 의법처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병영내 구타와 가혹행위 발생 건수는 육군 510건, 해군 229건, 공군 20건 등 759건에 달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장난삼아 구타하고 가혹행위를 자행하는 것에 대한 범죄 인식이 결여됐고, 선임들의 그릇된 보상심리에서 불필요한 군기 요구, 간부들의 강압적인 부대관리, 병사간 인권존중 의식 결여 등으로 반인권적인 병영문화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합동회의에는 국방부 법무관리관실, 검찰단, 조사본부, 각 군 법무실 및 헌병실(단), 사단급 이상 검찰부장, 향토사단급 이상 헌병수사과장 등 150여 명의 수사관계관이 참석했다.

한 장관은 ""수사관계관들이 타인을 단죄하는 만큼 스스로 더 청렴한지, 공정한지, 그리고 충분한 전문성을 갖추고 있는지 자문해 봐야 한다""면서 ""연내 가시적 성과를 달성할 수 있도록 적폐 척결의 선봉장이 돼 달라""고 당부했다.

임천영 국방부 법무관리관은 토론에서 ""방산비리 근절을 위해서는 검찰과 헌병이 유기적으로 협조해 조기에 범죄자를 발견하고 철저한 수사로 비리를 발본색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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