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현섭 기자] 언제부터인가 믿음이 안 간다. 경기를 끝내러 올라왔지만 이대로 끝날 거라는 확신이 들지 않는다. LG 트윈스의 마무리투수 봉중근(35)의 시련이 계속되고 있다.
봉중근은 7일 대전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3대3으로 맞선 연장 11회말 등판해 1사 만루 위기에 내몰리고 나이저 모건에게 유격수 왼쪽 내야안타를 허용해 실점, 패전투수가 됐다. 6회까지 3대2로 앞선 LG는 7회말 동점을 허용하고 연장 혈투 끝에 팀의 마무리투수가 역전을 허용해 더욱 단순히 1패 이상의 상처를 안았다.
이날 봉중근의 성적표를 좀 더 깊게 들여다보면 가히 충격적이다. 5명의 타자를 상대하면서 안타 3개를 맞고 아웃카운트를 하나 잡았다. 그런데 이 아웃카운트는 송주호의 희생번트. 사실상 제대로 잡은 타자가 1명도 없는 것이다.
시즌 개막한 지 일주일이 좀 지났을 뿐이지만, 봉중근의 성적은 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2.40으로 저조하기만 하다. 지난 4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세이브도 ‘상처 뿐인 세이브’였다. 3대0으로 앞선 9회초 등판해 최형우에게 2점 홈런을 얻어맞아 LG팬들은 쓸어내려야 했다.
봉중근은 3월 29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1피홈런 2실점, 지난 3일 삼성전에서 2피안타 1실점을 하는 등 올 시즌 들어 등판한 경기마다 안타와 실점을 허용했다.
KIA전에서 브렛 필에게 맞은 홈런은 9회말 역전 끝내기 홈런이었다. 당시 LG는 6대5로 앞서다가 필의 홈런으로 6대7로 역전당해 패했다.
‘강한 불펜’은 LG의 트레이드 마크다. LG는 탄탄한 불펜을 기반으로 끝까지 힘을 내고, 지고 있다가도 역전을 이루는 ‘뒷심 야구’를 선보였다. 현재도 정찬헌, 이동현 등 주축 중간계투진은 제몫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불펜 내에서도 선봉장인 봉중근이 번번이 무너지면서 LG의 자존심에 상처가 났다.
양상문 LG 감독은 봉중근에게 변함없는 믿음을 보내왔다.
양 감독은 LG의 마운드가 단단하게 다져진 이유를 설명할 때 “투수들에게 명확하게 보직을 부여해서 철저히 준비하도록 하기 때문”이라고 자주 언급해왔다.
봉중근은 LG의 확고한 마무리다. 그를 다른 선수로 대체하려면 불펜 투수들의 연쇄 보직 이동을 감수해야 한다.
그럼에도 역전패를 당하거나 역전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무너져 9위로 처져 있는 팀이 분위기 반전을 하려면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LG가 특별한 ‘처방’을 내리지 않는 한 봉중근은 스스로 부담감을 떨치고 압박감을 이겨내 정상 컨디션을 찾아야 한다.
봉중근은 2014년 30세이브 평균자책점 2.90, 2013년 38세이브 평균자책점 1.33, 2012년 26세이브 평균자책점 1.18을 기록했다. afer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