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현섭 기자] 자원외교 비리 의혹 관련 검찰 수사를 받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성완종(64) 전 경남기업 회장이 정치권에 금품을 전달한 정황을 적은 메모를 검찰이 확보했다.
이 메모에는 앞서 보도된 김기춘(미화 10만 달러)·허태열(7억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 외에도 현 정부의 핵심 인사들의 이름이 적시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0일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임관혁 부장검사)에 따르면 전날 성 전 회장의 시신 검시 과정에서 김·허 전 비서실장 등의 이름과 특정 액수가 적힌 쪽지가 발견됐다.
성 전 회장의 바지 주머니에서 나온 이 메모지에는 두 사람 외에 다른 인사까지 포함해 총 5∼6명은 금액이 기재돼 있으며, 1명은 금품 전달 날짜까지 표기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거명된 인물들에 대해서 “전달자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전체 글자 수는 55자”라고 말했다.
메모의 글씨는 성 전 회장의 평소 서체와 비슷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글씨가 성 전 회장의 필적이 맞는지를 최종적으로 판단하기 위해 감정을 의뢰하는 한편 장례절차가 끝나는 대로 유족과 경남기업 측에 관련 자료를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검찰은 이날 오전 김기춘 전 실장 등에게 돈을 건넸다는 내용의 성 전 회장 인터뷰를 보도한 경향신문 측에도 관련 기록을 요청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경향신문은 이날 성 전 회장의 육성이 담긴 3분52초 분량의 육성 녹취파일을 공개했다. 검찰은 경향신문에 녹취 경위도 확인할 계획이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날 경향신문 보도가 나올 때만 해도 검찰이 보도 내용을 단서로 수사에 착수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관측이 나왔다.
금품거래 의혹 사건의 당사자인 성 전 회장이 이미 고인이 된 상태에서 의혹을 뒷받침할 유력한 단서를 찾기 어렵다는 점 때문이다.
하지만 성 전 회장이 쓴 것으로 추정되는 메모와 언론 인터뷰 육성파일 등 물증이 나오면서 검찰이 관련 수사에 착수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메모와 육성파일이 증거능력이 있는지, 성 전 회장의 유족과 경남기업 측이 관련 자료를 보유했는지와 제출 의향이 있는지 등이 수사 착수 여부를 결정할 변수가 될 전망이다. afer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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