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인 심리학] “창자를 꺼내서…” 행동은 크고 생각은 작은 개그맨 장동민

[이슈 인 심리학] “창자를 꺼내서…” 행동은 크고 생각은 작은 개그맨 장동민

기사승인 2015-04-14 11:17:55

대한민국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는 인기 개그맨 장동민(사진), 유상무, 유세윤은 지난해 팟캐스트 ‘옹달샘과 꿈꾸는 라디오’를 진행했다. 최근에 당시 방송 녹취록이 인터넷에 올라오며 ‘막말’ 논란이 뒤늦게 점화 됐다.

장동민은 코디네이터와의 일화를 이야기하던 도중 “진짜 죽여버리고 싶다” “창자를 꺼내서 구운 다음에 그 엄마에게 택배로 보내버리고 싶다”라며 욕설을 섞어 막말했다. 여기에 ‘시X’ ‘개 같은 X’ ‘이 X’, ‘개보X’ 등은 물론 “여자들은 멍청해서 머리가 남자한테 안 된다” “창녀야” “참을 수 없는 건 처녀가 아닌 여자” 등의 정도가 심해도 너무 심한 여성비하 발언까지 나왔다.

정치인이나 연예인 등 유명 인사들의 막말 논란은 가끔씩 터져 나온다.

심리학에서는 버릇과 습관을 구분한다.

버릇은 여러 번 반복하면서 몸과 마음에 굳어져 고치기 힘든 기질이나 행동을 말한다. 반대로 심리학에서는 습관을 ‘학습된 행위를 통해 형성되는 양식’으로 본다.

어릴 때부터 절약하는 행동은 ‘습관화’ 해야 하는 것이다. 심리학에서는 습관과는 달리 버릇은 ‘불필요’하고 ‘의미 없는’ 말과 행동을 뜻한다. 그래서 세 살 ‘버릇’은 되도록 빨리 고쳐야 하고 가족 안에서 잘못된 영향은 부모교육부터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러한 버릇과 습관이 가장 빠르게 자리 잡는 것은 바로 말 ‘버릇’과 말 ‘습관’이다.

개그맨으로서 장동민의 기질과 특징은 충청도라는 지역 특성에서 나온다. 대전을 포함한 충청도 출신들 중 개그맨들이 유난히 많은 것은 바로 ‘말’의 버릇에서 볼 수 있다. 충청도식 말은 “돌아가셨습니다”를 “갔슈”, “정말 시원합니다”를 “엄청 션해유”로, “괜찮습니다”를 “됐슈”로, “너 개고기 먹을 수 있어?“라는 말도 ”개혀?“로 줄여서 표현한다. 말의 속도는 느리지만 글자 수는 가장 짧다. 그래서 ”충청도 말이 가장 빨라유~“라며 개그의 수단으로 삼는다.


이렇게 충청도라는 지역은 매사에 여유롭고 긍정적 사고를 가져서 그 모습 자체가 유쾌하고 재미있는, 즉 개그처럼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선비정신을 강조하는 충청도 기질에서 장동민의 ‘막말’이 나온 것은 지역적 특성의 집단무의식이라기 보다는 ‘개인무의식’의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

장동민은 지난해 12월 23일 ‘1대 100’ 프로그램에서 자신의 성격을 “원래 남의 말을 잘 안 듣고 거꾸로 하는 성격이다”라고 언급했다.


막말이란 무엇인가? 본디 말을 반만 줄여서 말하는 반말과는 달리 막말은 이것저것 가리지 아니하고 닥치는 대로 하는 말이다.

노동을 이르는 ‘막일’은 어근 ‘일’ 앞에 ‘막’을 붙였다. ‘닥치는 대로 하는’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 ‘막-’이 붙어 만들어진 말들이 많다. ‘막장 드라마’, ‘막차’와 같은 말들이 그렇다. 다시 말하면 막말은 ‘시간적인 간격을 두지 아니하고’ 생각 없이 하는 말을 뜻한다고 할 수 있다.

생각의 간격이 넓고 깊으면 반대로 행동은 작을 수 있다. 또 행동이 크고 많은 것은 생각이 짧고 가벼운 것으로 이어질 수 있다. 생각도 버릇이 들면 무의식적으로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과 말이 나오게 된다. 반대로 생각하는 습관을 들이면 의식적으로 바람직한 말과 행동을 할 수 있다. 생각이 행동을 이끌거나 행동이 생각을 이끌려고 하면 서로 앙숙이 된다. 행동과 생각이 서로 손을 잡으면 심(心)장이 맞닿아 있어 살아 숨 쉬는 뜨거움을 느끼게 된다. 이럴 때는 막말이 나오지 않고 오직 진심(心)의 말만 하게 된다.


사람들은 가끔 하늘을 바라보지만 하늘은 늘 사람들을 바라본다. 이처럼 개그맨들도 댓글이나 팬들의 어긋난 말에 가끔 상처받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막말에 온 국민들이 상처받는다. 개그맨들뿐만 아니라 TV에 나오는 방송인들의 멋진 웃음을 주는 말 한마디가 국민들을 가끔 웃게 만들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이 한 막말로 국민들이 평생 비웃음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재연 대신대학원대학교 상담심리치료학 교수

정리=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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