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현섭 기자]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과 이완구 국무총리는 대체 무슨 사이일까. 2013년 당시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한 이 총리에게 현금 3000만원을 건넸다는 주장이 14일 경향신문에 의해 보도되면서 성 전 회장과 이 총리의 관계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 총리 측은 ‘금품 수수’ 의혹이 나오자 ‘예상대로’ 확실히 선을 긋고 있다.
두 사람이 같은 충청(성 전 회장 1951년 충남 서산 출생, 이 총리 1950년 충남 청양 출생) 출신이라는 ‘연결점’은 있지만, 성 전 회장이 주도해 만든 충청출신 정·재·언론계 인사들의 모임인 ‘충청포럼’에 이 총리가 가입하지 않은 점 등을 내세워 개인적 친분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 이 총리가 충남지사 재직시 경남기업이 태안군 안면도 개발사업 입찰에서 탈락하자 소송을 낸 사실까지 거론하며 가깝기는커녕 오히려 불편한 사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총리실은 지난 10일 “이 총리와 성 회장은 19대 국회 당시 1년 동안 함께 의정 활동을 한 것 외에는 개인적으로 친밀한 관계가 아니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총리와 성 전 회장을 두루 아는 정치권 인사 일부는 “이 총리가 성 전 회장을 썩 안 좋아했던 것은 맞다. 성 전 회장이랑 가깝지 않다는 표현을 가끔 썼다”, “이 총리가 ‘요새도 성 (전) 의원이 나한테 전화와. 불편해 죽겠어’라는 말을 하곤 했다” 등의 전언을 내놓기도 했다.
정치권의 ‘마당발’로 알려진 성 전 회장이 ‘잘 나가는’ 관료 출신 정치인이자 동향이기까지 한 이 총리와의 친분을 유지하기 위해 평소 신경은 썼을 것으로 보인다.
성 전 회장과 가까운 사람들은 “자신(이 총리)이 어려울 때는 도와달라고 부탁한 적이 많다”고 두 사람 간의 친분을 강조하고 있다.
두 사람이 자민련 시절부터 잘 알던 사이였고, 특히 지난 2월 이 총리의 인사청문회 당시 여론이 악화하자 이 총리가 성 전 회장에게 충청포럼을 통해 지역 민심을 반전시켜달라는 요청을 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새정치민주연합 홍영표 의원은 전날 대정부질문에서 “인준이 어려워질 것 같아 성 회장을 중심으로 충청포럼이 나서서 (충청 지역에) 수천 장의 (지지) 플래카드를 건 사실을 알고 있었느냐”고 따지며 두 사람의 인연을 부각시키기도 했다.
성 전 회장의 생전 이 총리와의 인연이나 친분에 대해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2013년 11월 세종시지원특별위원회 당·정 간담회에서는 비록 공식석상이긴 하지만 두 사람이 나란히 앉아 농담을 주고 받고 이 총리가 성 전 회장의 옆구리를 장난스럽게 툭 찌르는 등의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성 전 회장은 사망 직전 경향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당해야 할 사람이, 사정하겠다고 소리지르고 있는 사람이 이완구와 같은 사람, 사실 사정대상 1호”, “솔직히 청와대하고 이완구하고 짝짜꿍해서 하는 것 아닌가” 등으로 이 총리를 수차례 거론하며 자신과 경남기업에 대한 검찰 수사가 정권 차원의 기획사정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성 전 회장은 특히 이 총리와의 관계에 대해 “옛날에는 좀 그랬었지만(별로 안좋았지만) 지금은 그렇지도 않은데… 갑자기 그렇게 하네요. 뻔히 보면 그 양반은 너무 욕심이 많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총리실은 “(총리가) 최근 성 회장이 자신에 대한 검찰 수사와 총리의 담화가 관련 있는 것 아니냐고 오해를 하고 있다는 주변의 이야기를 전해들었으며, 이에 검찰 수사가 총리 취임 이전부터 진행돼 온 것이라고 주변에 답변한 적이 있다”고 해명했다. afer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