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공 실세’ 벌벌 떨게 했던 ‘모래시계 검사’ 홍준표, 인생 최대 위기 만나다

‘6공 실세’ 벌벌 떨게 했던 ‘모래시계 검사’ 홍준표, 인생 최대 위기 만나다

기사승인 2015-04-14 18:04:55

"[쿠키뉴스=김현섭 기자] 홍준표(60·사진) 경남지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성완종(64) 전 경남기업 회장의 ‘금품 메모’ 8명 중 가장 먼저 검찰에 소환될 것으로 보인다.

‘모래시계 검사’로 불리며 대중에 ‘부패 권력층 단죄’의 이미지가 강한 그에게 최대 위기가 아닐 수 없다. 홍 지사는 성 전 회장으로부터 측근을 통해 1억원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홍 지사는 1954년에 경남 창녕군 남지읍 낙동강변 농촌마을의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다. 고려대 법대에 진학했고, 4수 끝에 사법시험(연수원 14기)에 합격해 검사의 길로 들어섰다.

그는 서울지검 강력부에 근무하던 1993년에 인생의 전환점을 만난다. 당시 슬롯머신 업계 비호세력 사건 수사의 주임 검사였던 그는 ‘6공 최고 실세’이자 노태우 전 대통령 부인 김옥숙 여사의 사촌 동생인 박철언 전 의원을 ‘슬롯머신 대부’로 불린 정모씨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시켜 버렸다.

이뿐만 아니라 자신의 상관이자 검찰총장 후보였던 이건개 고검장도 돈을 받고 슬롯머신 업계 내사를 무마해줬다는 혐의로 구속(현직 검사장 최초)했다.

홍 지사는 이 같은 ‘성역없는 수사’로 대중 사이에서 일약 ‘스타 검사’로 떠올랐고,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1995년 작 SBS TV드라마 ‘모래시계’에서 이 사건을 그리면서 ‘모래시계 검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는 이 명성에 힘입어 김영삼 정권 시절인 1996년 15대 총선에 신한국당 후보로 출마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정계에 입문했다.

이후에도 ‘모래시계 검사’라는 이미지는 그의 정치적 행보에 있어 최대 자산이자 무기였다.

한나라당이 야당이던 시절에는 ‘대여(對與) 저격수’로 이름을 날렸고, 17대 때 ‘반값 아파트법’, ‘이중국적자 병역기피 봉쇄법’ 등을 주도해 친서민 이미지를 강화하기도 했다.

2010년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에 선출된 데 이어 2011년 7월 당내 경선을 거쳐 대표최고위원의 자리에 올라 권력 핵심부에 진입하는 등 한 때 승승장구했다.

그렇지만 그것도 잠시, 5개월 만인 같은 해 12월 최구식 전 의원 비서의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 사건에 휘말리면서 대표직을 전격 사퇴했다.

하지만 2012년 12월 경남도지사 보궐선거에 당선해 오뚝이처럼 부활했고, 지난해 재선에 성공했다.

홍 지사는 경남도정을 이끌면서 각계의 거센 반대를 무릎쓰고 진주의료원을 폐업하고 무상급식 예산 지원을 중단하기도 했다. 특히 무상급식 예산 지원 중단은 정치권에 ‘보편적 복지냐, 선택적 복지냐’라는 문제를 다시 화두로 끌어내 논쟁을 불러오기도 했다.

이를 두고 야권이 ‘대권 프로젝트’라고 공격한 반면, 보수층에선 그를 주목하는 효과도 있어 여권내에서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돼 왔다.

경남도지사에 재직하면서 대권 꿈을 키워온 홍 지사는 공개 석상에서 “지금까지 돈과 여자로부터 자유롭기 때문에 홍준표가 여기까지 왔다”라고 자주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그는 ‘성완종 리스트’ 파문과 함께 인생의 가장 어려운 시험지를 받아 들었다. 2011년 한나라당 당 대표 경선 때 측근을 통해 성 전 회장으로부터 1억원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권력형 비리를 겨눈 칼’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그가 전형적인 권력형 비리 혐의를 받게 된 것이다.

홍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 등을 통해 자신은 ‘표적’이 됐다며 복잡한 심경을 보이기도 했다.

돈으로부터 자유로운 ‘모래시계 검사’가 억울한 누명을 쓴 것인지, 정치인의 길을 걸으며 변질된 ‘모래시계 검사’일 뿐인지는 자신의 ‘친정’인 검찰 수사에서 밝혀지게 됐다. afer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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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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