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저희가 촬영해놓은 분량이 많습니다”? 장동민·유세윤·유상무의 ‘영혼 없는 사과’

[친절한 쿡기자] “저희가 촬영해놓은 분량이 많습니다”? 장동민·유세윤·유상무의 ‘영혼 없는 사과’

기사승인 2015-04-29 11:22:55

[쿠키뉴스=이은지 기자] “다시 한 번 사죄드립니다. 방송에 대해서는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우리가 촬영해 놓은 분량이 많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저희가 하차 여부를 결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제작진 등 많은 분들께 결례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제작진의 뜻에 전적으로 따르겠습니다.”

28일 오후 개그맨 장동민·유세윤·유상무가 서울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한 말입니다. 세 사람은 거듭 죄송하다고 말했습니다. 이후 장동민·유상무는 바로 근처인 CJ E&M으로 향해 tvN ‘코미디빅리그’를 녹화했죠. 이들의 사과가 ‘영혼’이 없다고 느껴지는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세 사람은 최근 인터넷 팟캐스트 라디오 ‘옹달샘의 꿈꾸는 라디오’에서 여성 비하·군대 후임 폭행·장애인 비하 발언을 한 것이 확인되며 논란에 휘말렸습니다.

장동민은 당시 녹화 중이던 MBC ‘무한도전’ 식스맨 특집에서 하차했죠. 그러나 더 큰 논란에 휘말린 것은 이후 이들의 행동 때문입니다. 유세윤은 “‘옹꾸라’가 인기가 많긴 한가보다”고 전혀 반성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고, 유상무는 사과 한 마디조차 없이 SNS 계정을 삭제해 버렸죠.

논란의 ‘중심’에 섰던 장동민은 이후 지난 26일 방송된 ‘코미디빅리그’ 녹화에서 해당 논란을 풍자하기까지 했습니다. 정주리의 외모를 지적하는 조세호에게 “여성한테 무슨 말이냐”며 사과해 웃음을 자아내는 식이었죠. 이전에 공식 사과를 하긴 했지만 장동민의 사과문에는 자신이 사과할 대상에 대한 일말의 언급도 없었기에 더 경솔하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세 사람에 대한 반감이 거센 이유는 이들이 여성,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주로 공격하며 웃음을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개그는 말을 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 모두가 즐거워야 하지만 듣는 사람 중 일부라도 불편하면 개그가 아니라고 할 수 있죠.

기자회견에서도 자신들이 비하한 대상에 대한 사과는 없었습니다. 뭉뚱그려 ‘죄송하다’는 말만 반복했을 뿐입니다. 차마 면목이 없어 그랬을 수 있다고 몇몇 팬들은 이들을 옹호했습니다. 그러나 사과 직후 또다시 녹화를 하러 간 행보는 그 옹호마저 무색하게 만들었죠.

“하차는 우리가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라고 했지만 글쎄요. 여전히 여론은 이들에게 냉정합니다. “제작진에게 책임을 떠넘기지 말라” “누가 목에 줄이라도 걸어 질질 끌고 가서 녹화하는 것도 아닌데 왜?” “하차하기 싫으니 제작진 뒤에 숨는 형국”이라는 네티즌 의견들이 즐비하죠.

지난 17일 장동민은 삼풍백화점 참사에서 살아남은 시민 A씨에게 명예훼손 및 모욕으로 피소당했습니다. A씨를 방송에서 “요로법 동호회 회장” 등으로 비화한 것이 문제가 됐습니다. 장동민은 사과를 전하기 위해 직접 쓴 사과 편지를 들고 무작정 A씨의 법률대리인 사무소로 찾아갔다고 합니다. 장동민이 찾아간 날짜는 27일. 피소된 지 열흘 만이었습니다. 피소 사실이 기사화된 직후기도 했죠. 열흘 동안 장동민은 피소된 사실을 몰랐을까요?
rickonbge@kmib.co.kr
이은지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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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지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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