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人터뷰] 3년차 맞은 방탄소년단의 지금 “처음엔 모두 안 될거라고 했지만…” ②

[쿠키人터뷰] 3년차 맞은 방탄소년단의 지금 “처음엔 모두 안 될거라고 했지만…” ②

기사승인 2015-04-30 16:07:55

[쿠키뉴스=이은지 기자] (①에 이어) 어느덧 데뷔 3년차다. 처음과 달라진 것들이 너무나 많다. 반짝반짝하는 첫 무대에 섰던 감상과 지금 무대에 섰을 때의 생각도 그럴 테다. 방탄소년단의 3년은 어땠을까.

Q. 처음과 지금 달라진 것들은 뭐가 있나. 요즘 방탄소년단은 어떤 생각을 하나.

제이홉 : 그 때는 죽기 살기로 했어요. 뭐든 생각 없이 ‘무조건 하고 보자’ ‘하면 되겠지’ ‘열정을 불태우자’며 일했죠. 지금은 좀 더 생각이 생긴 것 같아요. 어떤 무대를 해도 ‘이렇게 해야지’ ‘저렇게 해야지’ 하는 생각들이 있죠. 잘 하기 위해 깊이 생각하게 된 것 같아요.

슈가 : 데뷔 당시에 주변 사람들에게 “너희 안 될 거야” “망할 거야”라는 말을 정말 많이 들었어요. 이해는 해요. 그래서 뭔가 더 보여주기 위해서 치열하게 노래했던 것 같아요. 지금은 더 잘하고 싶은 생각이 들어요. 궤도 위에 올랐달까?

정국 : 다들 비슷한 것 같아요. 처음에는 막연히 ‘최선을 다하자’고 생각했죠. 지금은 자리도 잡고 싶고, 더 넓은 입지를 갖고 싶고, 우리 음악을 더 많이 들려주고 싶어요.

진 : 그때는 앞만 보고 달렸는데. 지금은 좀 느려졌어요. 여유를 가지려고 노력을 많이 해요. 예를 들면 예전에는 말투가 엄청나게 빨랐는데 지금은 좀 많이 느려졌어요. ‘세상을 좀 여유롭게 살자’는 가치관을 갖게 됐죠. 달관했다기보다는, ‘마음을 급하게 가지면 될 일도 안 된다’고 생각하게 돼서. 바쁜 와중에도 뭔가 하나는 더 하려고 끊임없이 시도하고 있죠.

랩몬스터 : 전 데뷔 때는 아무 생각이 없었고요. 그때는 인류에 비유하자면 마치 오스트랄로피테쿠스 같은 단계였죠. ‘아는 만큼 보인다’고. 아는 게 없으니 무작정 할 수 있는 걸 했어요. 지금은 이제 슬슬 눈에 다른 것들이 들어오죠. 데뷔 때보다 훨씬 불안감이 많아지긴 했지만 그만큼 느끼는 기쁨도 많아요. 잡념이 좀 많아진 단계? 이젠 ‘슬기사람’ 정도는 된 것 같아요. 하하.

Q. 그 덕분일까. ‘믿고 보는’ 콘서트라고 소문이 났다. 해외 콘서트도 했고. 기억에 남는 순간들이 있나.

진 : 팬들과 하이파이브를 했을 때가 정말 많이 기억에 남아요.

제이홉 : 가장 첫 무대가 기억에 제일 많이 남는 것 같아요. 무대가 열리는 순간 우리를 응원하는 야광봉을 든 팬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는데 정말 감동했어요. 모두가 그럴 걸요?

지민 : 맞아요. 저희가 1년 전 쇼케이스를 치렀던 곳에서 다시 팬들을 만났거든요. 처음에는 정말 무대가 크다고 생각했는데 팬들의 존재감이 꽉 들어차 좁아 보였죠.

슈가 : 해외 콘서트는 우리를 알리는 자리니까 긴장도 됐어요. 일본 관객 분들은 우리 음악을 듣기 위해 오셨다는 느낌이 강하더라고요. 응원보다는 우리 목소리를 좀 더 듣기 위해 귀를 기울이는 모습이 인상 깊었어요.

제이홉 : 태국이나 남미, 브라질은 함성이 엄청났어요. 제 스타일이에요. 하하. 정말 더운데도 엄청난 열정으로 저희를 압도할 정도였죠.

Q. 가장 인상 깊은 국가는.

모두 : 한국이죠!

제이홉 : 아무래도 모든 말의 뜻이 잘 전달되니 더 그런 것 같아요.

슈가 : 해외 공연들은 통역 때문에 정해진 말만 해야 하는 한계가 있긴 해요. ‘애드립’도 어렵고요. 한국 관객들과 만나는 게 마음이 가장 편해요.

Q. 첫 콘서트와 마지막 콘서트에서 느끼는 것도 많이 다를 것 같다.

제이홉 : 정말 많이 다르죠. 처음 무대에 설 때는 아무 생각이 안 들었어요.

지민 : 인생의 첫 콘서트니까요.

정국 : 저희는 정말 먹을 걸 좋아하는 그룹이거든요. 첫 콘서트가 끝나고 피자를 샀어요. 그런데 모두들 손도 안 대고 방으로 들어가더라고요.

슈가 : 저 그런 광경 처음 봤어요. 방탄소년단이 먹을 것을 남기다니….

뷔 : 먹은 사람도 있긴 하지만 아무 맛이 안 나더라니까요.

지민 : 너?

뷔 : 네 접니다. 하하하.

Q. 다음 날에는 밥 먹었나. 공연은 체력 싸움이라 힘들었을 텐데.

진 : 오리고기 먹었어요. 하하하.

슈가 : 해외 콘서트 중에서는 에어컨이 안 나오는 곳도 있었어요. 더워서 땀이 줄줄 나는데 노래는 해야 하고, 옷도 갈아입어야 하고. 힘들었지만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체력이 정말 많이 늘었던 것 같아요.

Q. 혹시 무대 징크스 같은 것도 있나.

슈가 : 저 그런 거 있어요. 신기하게도 속으로 생각하는 일이 다 일어나요! “왠지 무슨 일이 일어날 것 같은데”라고 생각하면 정말 일이 생겨요. 예를 들면 “오늘 누구 실수할 것 같은데” 하면 누군가 실수하고, “가사 까먹을 것 같은데” 하면 까먹고. 그런 의심을 하면 안 될 것 같아요.

제이홉 : 저도 그래요. “아, 오늘 가사가 조금 가물거리는데”라고 생각하면 어김없이 무대 위에서 가사가 생각이 안 나요. 방송에서 실수하면 정말 큰일 나는데.

랩몬스터 : 그럴 때 가장 걱정되는 건 스페셜 무대 같은 것들이에요. 아무래도 짧은 시간 안에 준비하다 보니까 틀리면 어쩌지? 하고 무서워지거든요. 앞으로는 사서 걱정하지 말아야 할 것 같아요. 하하. (③에 계속) rickonbge@kmib.co.kr
이은지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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