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조’인데 언론 인터뷰까지?…‘천재소녀’ 김정윤 미스터리

‘위조’인데 언론 인터뷰까지?…‘천재소녀’ 김정윤 미스터리

기사승인 2015-06-10 14:40:55
JTBC 보도 화면 캡처

[쿠키뉴스=김현섭 기자] 최근 하버드와 스탠포드 대학교에서 동시에 ‘러브콜’을 받아가며 합격했다는 소식이 전해져 큰 화제를 모은 김정윤(18)양의 ‘합격증 위조’ 파문은 볼수록 의문 투성이다.

김 양에 대한 이야기가 알려진 건 우리나라 시간으로 지난 3일 언론을 통해서이다. 골자는 미국 고등학교(토머스 제퍼슨 과학고)에 다니는 한 한국인 소녀에게 세계적 명문인 하버드와 스탠포드가 ‘입학 허락’도 아닌 ‘입학을 해 달라고’ 애원에 나서고,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가 도와달라는 요청까지 했다는 것이다.

이전까지 이따금씩 들려온 해외 거주 한국인의 쾌거 미담 수준과는 질적으로 다른 깜짝 소식 중의 깜짝 소식이었다.

첫 보도를 보면 김 양의 가족은 언론 인터뷰에 ‘적극적으로’ 응했다는 걸 알 수 있다. 현지 특파원에게 김 양과 김 양의 최초 멘토라는 피터 카식바리(MIT) 교수와 함께 찍은 사진, 김 양의 가족 사진을 직접 제공했다.

보도에는 김 양과 가족은 물론이고, 스탠포드와 하버드의 교수가 모두 실명(제이콥 폭스, 조셉 해리스)으로 등장해 김 양을 극찬하는 인터뷰를 한 내용까지 있다. 미국 최고의 수학자로 알려진 아서 루빈 박사(전 프린스턴, 칼텍 교수)가 김 양을 직접 찾아와 격려했다고도 했다.

그런데 조셉 해리스와 제이콥 폭스 교수는 거짓 의혹이 전해진 10일 보도에서는 각각 “새라 김(김정윤양의 미국명)이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이 없고, 그녀에 대해 대학 입학 당국이 어떤 결정을 했는지는 내가 말할 사안이 아니다” “내가 그녀의 멘토였던 적이 없고, 내가 그녀와 함께 연구하게 되는 일은 전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나와 있다.

만일 김 양이나 가족이 다른 학교도 아닌 세계적인 명문으로 꼽히는 두 대학교의 합격증을 위조했다면, 이런 세밀한 내용의 언론 보도에 협조한다는 게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들다.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돼 공공의 관심사에 오른다면 오히려 발각될 가능성만 높아질 게 뻔하고, 그걸 모를 리가 없기 때문이다.

부정 행위자에게 ‘언론 보도’가 부담스럽다는 건 상식이다. 물론 부정의 완성을 위해 언론을 이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번 사건은 그런 성격이 아니다.

하버드와 스탠퍼드 대학교의 공보팀장이 “김 양 가족이 제시한 합격통지서는 위조된 것” “현재 김정윤이라는 이름의 학생은 스탠퍼드 대학에 등록돼 있지 않다. 우리는 스탠퍼드 대학과 하버드 대학에서 동시에 공부하는 형태의 프로그램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는 것으로 보아 김 양이 아직 두 학교에 정식 합격한 상태가 아닌 것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그렇다고 김 양과 김 양 가족을 무조건 부정한 이득이나 혜택을 노린 ‘합격증 위조범’에 불과하다고 예단해 버리기엔 성급한 느낌이 든다.

단순히 입학과 관련된 두 대학교와 김 양 가족 간의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오해가 있었던 것 아니냐고 보기엔 7일 전과 현재의 내용은 너무 극과 극이다.

한국에 있는 김양의 아버지 김정욱 넥슨 전무는 “아이와 하버드 해리스 교수 사이에 6개월간 주고 받은 이메일을 공개할 용의도 있다”면서 10일 진상 확인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afero@kmib.co.kr 페이스북 fb.com/hyeonseob.kim.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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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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