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민석 기자] LTE 서비스와 와이파이를 하나로 묶어 데이터 다운로드나 업로드 속도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킨 기가 LTE 서비스를 두고 KT가 '세계 최초'라는 문구를 내걸었다가 경쟁사들의 반발을 불렀다. 지난해 말 Sk텔레콤의 '3밴드 LTE-A' 세계최초 상용화를 문구를 놓고 소송전을 벌였을 때와 판박이다.
KT는 지난 15일 서울 광화문 올레스퀘어에서 기가 LTE 서비스 시연회를 열고 "최대 1.17Gbps의 속도를 낼 수 있는 기가 LTE 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해 5세대(5G) 이동통신 시대 실현을 위한 교두보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KT는 "데이터선택요금제 599(부가세 포함시 6만5890원) 요금제 이상 고객 중 갤럭시S6와 갤럭시S6엣지 단말 보유자에게 우선 적용된다"며 "해당 기기의 펌웨어 업데이트를 거치면 누구나 추가 비용 없이 기가 LTE를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KT의 발표 직후 경쟁사인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KT의 '세계 최초 상용화'라는 표현이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당일 각각 보도자료를 내고 "LTE와 와이파이가 결합돼 최대 1.17Gbps의 속도를 내는 동일한 방식의 기술 개발을 일찌감치 완료하고 삼성전자와 기기 업데이트에 관한 협의를 거쳐 이달 중 해당 기술을 상용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KT가 기가 LTE 기술을 독보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것이 아닐 뿐더러 SK텔레콤과 펌웨어 업데이트 시기까지 같았음에도 '세계 최초'라고 독단적으로 발표한 것에 대해 간접적으로 불편함을 내비친 것이다.
SK텔레콤은 "LTE망과 와이파이망을 동시에 사용하는 이종망 동시 전송 신기술 '멀티패스(Multi-Path)'의 네트워크 적용을 완료했으며, 제조사와 진행 중인 단말 적용 데스트가 마무리되면 일부 단말의 업그레이드 형태로 상용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지 달 보도자료를 다시 한번 배포하는 것으로 KT의 세계 최초 문구를 겨냥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해당 기술은 이통3사 모두가 준비해온 것"이라며 "제조사 단말 업그레이드와 동시에 서비스가 이용 가능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 역시 "3밴드 LTE-A와 와이파이를 묶어 최대 1.17Gbps의 다운로드 속도를 낼 수 있는 '기가 멀티패스' 기술을 이달 중 갤럭시S6와 갤럭시S6엣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작업이 끝나는대로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이통사간 신경전은 지난해 말부터 올 상반기까지 이어진 3밴드 LTE-A의 세계 최초 상용화 문구로 소송전을 벌인 모습과 유사하다.
KT는 지난해 12월 말 SK텔레콤이 3밴드 LTE-A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다고 발표하자 "정식 출시되지 않은 시험용 단말기로 100명의 고객체험단에 서비스하는 것을 상용화라고 할 수 없다"고 반발하며 서울중앙지법에 광고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낸 바 있다.
이 광고 금지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자 KT는 지난 3월에는 "SK텔레콤이 3밴드 LTE-A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다는 허위 광고를 해 영업상 손실을 입었다"며 SK텔레콤을 상대로 10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ideae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