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실망, 좌절…신경숙 “우국 몰라” 거짓말? 15년 전 ‘똑같은 의혹’ 있었다

충격, 실망, 좌절…신경숙 “우국 몰라” 거짓말? 15년 전 ‘똑같은 의혹’ 있었다

기사승인 2015-06-18 20:33:55

"[쿠키뉴스=김현섭 기자] 작가 신경숙의 1994년 단편 ‘전설’을 둘러싸고 15년 전인 지난 2000년에도 같은 내용의 표절 의혹이 유수 문예지를 통해 공식적으로 제기됐던 것으로 18일 드러났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이번 의혹 이후 신 작가가 미시마 유키오(三島由紀夫)에 대해 “‘금각사’ 외에 읽어본 작품이 없는 사람”이라며 사실상 소설 ‘우국’(憂國)을 모른다고 해명이 거짓일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또 과거에 제기된 표절 의혹이 아무런 반향없이 묻혔다는 점에서 문단의 자정기능에 대한 회의론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부산 출신의 문학평론가 정문순(46)씨는 지난 2000년 문예중앙 가을호에 실은 ‘통념의 내면화, 자기 위안의 글쓰기’ 기고문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지만, 95현대문학상 수상 소설집에 실린 단편 ‘전설’은 명백히 일본 극우 작가 미시마 유키오 ‘우국’의 표절작”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지난 16일 소설가 이응준은 기고에서 표절의 증거로 한 문단의 유사성을 집중 거론한 반면, 정씨의 주장은 모티브는 물론, 내용과 구조 면에서도 유사하다는 ‘전면 표절’의 주장을 담고 있다.

정 평론가는 “일제 파시즘기 때 동료들의 친위쿠데타 모의에 빠진 한 장교가 대의를 위해 자결한다는 ‘우국’의 내용과, 한국전쟁 때 한 사내가 전쟁터에 자원입대하여 실종되는 ‘전설’은 남편들이 국가를 위해 목숨을 버릴 때 남은 아내들의 선택에 초점이 맞추어지는 점에서 주요 모티브부터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정 평론가는 “‘우국’의 아내는 남편 따라 죽는 데 일호의 주저도 없으며, ‘전설’의 여자는 남편의 실종 통보를 받고도 평생을 기다림과 그리움으로 보낸다”며 “또 10여 개의 비슷하거나 거의 동일한 문구는 물론이고 남편의 죽음이나 참전을 담담하게 수용하는 아내의 태도, 역순적 사건 구성, 서두에 역사적 배경을 언급한 전개 방식 등 유사성은 우연의 일치나 영향 관계로 해석될 여지를 봉쇄해버린다”고 주장했다.

정 씨 기고문의 존재는 과연 신 작가가 주요 문예지에 발표된 표절 의혹조차 15년 동안 몰랐겠느냐는 새로운 의혹을 불러 일으킨다.

한 평론가는 “자신에 관한 평론은 꼼꼼히 찾아보는 소설가들의 속성상 그가 주요 문예지에 게재된 이 평론의 존재를 몰랐으리란 개연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정 씨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15년 전 제가 제기한 게 새로운 것인양 논쟁으로 불거지는 모습을 보는 건 유쾌하지 않다”며 “하지만 이번에라도 확실하게 진상이 밝혀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afero@kmib.co.kr 페이스북 fb.com/hyeonseob.kim.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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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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