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결합상품 ‘공짜마케팅 꼼수’ 못 참겠다”… 케이블 업계, SK텔레콤 정조준

[일문일답] “결합상품 ‘공짜마케팅 꼼수’ 못 참겠다”… 케이블 업계, SK텔레콤 정조준

기사승인 2015-06-23 18:16:55

[쿠키뉴스=김민석 기자] 이동통신 업계가 결합상품을 판매하면서 초고속인터넷과 방송(IPTV)을 끼워 파는 꼼수 관행에 대해 케이블 업계가 반기를 들었다.

결합상품은 이동전화와 인터넷·IPTV 등을 묶어서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이통사들은 ‘이동통신과 결합하면 인터넷과 IPTV가 공짜’라는 식으로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실상은 이동전화 요금과 인터넷·IPTV 이용 요금에서 비슷한 비율로 할인된 것이다. 소비자들을 끌어당기기 위해 ‘공짜마케팅’ 꼼수를 부리는 것이다.

케이블TV방송 협회는 23일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통신사의 ‘공짜마케팅’이 미디어산업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며 제도개선을 촉구했다. 협회는 결합상품 판매는 현실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지만 각 상품별로 동등한 할인율이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두현 협회장은 “엄정한 정부 제재에도 공짜 마케팅은 여전”하다며 “이통사들이 방송을 끼워 팔면서 방송 시장을 황폐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영국 SO 마케팅분과 위원장은 “가장 큰 문제는 이통사의 시장지배력이 넘어오고 있다는 것”이라며 “SK텔레콤이 SK브로드밴드 상품을 재판매하고 또 자금을 지원하고 있어 SK브로드밴드 입장에서는 마케팅 비용이 적자가 나도 계속 경품 제공 등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 일부 이통사는 결합상품의 중심은 초고속 인터넷이라고 언급한다. 반면 협회는 이동전화를 주목해야한다는 입장이다. 현장에서는 어떤가?

이영국 SO 마케팅분과 위원장 “현장에서 가입자 유치를 가로막는 가장 큰 부분이 모바일 결합상품이다. 소비자들은 이 상품에 어떤 형태로든 묶여 있다. 결합상품 비중이 예전에는 10%였는데 현재 30%다. 이 때문에 모바일을 어떻게 해서든 분리해야한다고 지난해부터 주장했다. 그러나 이미 벌어진 일이고 소비자는 혜택을 누리고 있는 측면이 있어 차선책으로 꺼낸 것이 동등할인이다.”

- 동등할인 개념에는 찬성하지만 단품들이 가지는 할인 기여도에 따라 가중치 부여하자는 주장에 대한 입장은?

이영국 SO 마케팅분과 위원장 “장기적으로 찬성한다. 그러나 정부에서 추진하는 원가 계산은 1년 넘게 걸린다. 이는 하지 말자는 얘기다. 1~2년 후에 제도를 만들어서 적용하자고 하면 이미 늦었다고 생각한다. 지금 당장 적용할 수 있는 차선의 방안인 동등할인이 적용돼야 한다.”

- SO가 자정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고 보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여기는지

성기현 티브로드 전무 “현장에서 굉장히 노력하지만 이통사들의 지배력이 방송으로 전이되고 있다. 지금도 현장에서는 나름대로 공정하게 영업하고 있다.”

이영국 SO 마케팅분과 위원장 “현장에서 줄 수 있는 경품을 규제하고 있지만 안 지켜지는 것이 문제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이통사의 시장지배력이 넘어오고 있다는 것이다. SK텔레콤이 브로드밴드에 재판매 하면서 2011년 매출 2500억원이었는데 브로드밴드에게 준 돈만 2000억원이다. SK브로드밴드 입장에서는 마케팅 비용이 적자가 나도 계속 경품 제공 등을 할 수 있는 것이다.”


- 방통위·미래부 결합상품 TF가 올해 상반기 내에 결론을 내겠다고 했다. 경과는 어떤가?

김정수 케이블TV방송협회 사무총장 “방통위에서 올해 1월에, 국회에선 지난해에 문제제기를 했다. 미래부도 약관 개정 등 기본적인 결합상품 관련 개정을 위해 연구반을 가동하고 있다.

- 이동통신이 없기 때문에 상황이 이렇다고 했는데 정부는 정책적으로 MVNO(알뜰폰)를 지원하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MVNO도 이동통신이다. 케이블 업체는 이를 묶어서 결합상품으로 왜 만들지 못하는가? 제도의 문제인가? 이통사의 장벽 때문인가?

성기현 티브로드 전무 “MVNO 사업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이동통신사업자(MNO)들이 해줘야할 게 많다. 그런데 그것이 굉장히 어렵게 돼 있다. 케이블 업계 MVNO가 200만을 넘었다고 하지만 저가 가입자들이 대부분이다. 알뜰폰은 브랜드 경쟁력이 약하기도 하다.

- 기본적으로 이통사들의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이 높아서 지배력 전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방송이 원가에 미치지 않는 약탈적 가격으로 형성되어 있는 것 아닌지? 가입자 이미 확보했음에도 흑자가 나지 않는다는 건 문제가 있는 것 아닌지?

성기현 티브로드 전무 “IPTV의 경우 회계 분리를 하고 있는지 알아봐야 한다. 또 다른 쪽에서 많은 보조금이 들어온다는 것은 그만큼 ‘클리어’하지 못하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다. 왜곡된 부분이 있고 악순환의 고리에서 진행되고 있다. 그래서 동등할인을 차선책으로 얘기하는 것이다.”

-결합할인으로 방송시장 황폐화가 됐다는 근거가 있는지. 구체적인 실례를 알려달라.

하동급 PP협의회 회장 “PP 입장에서 IPTV가 처음 출범했을 때 기뻐했다. 매출이 케이블TV에 IPTV가 더해지면서 두 배가 될 것이라고 봤다. 우리 PP들은 투자를 계속 늘려왔지만 영업 손실이 계속 늘었다. 이 얘기는 플랫폼 가격 경쟁이 심해질수록 콘텐츠 가격이 하락된다는 얘기다. 결합상품에 대한 얘기를 하면서도 콘텐츠 가격은 도외시돼 있다. 콘텐츠가 저가로 넘어가는데 심각성을 느끼고 있다. 장기적으로 본다면 전체 콘텐츠 유통 시장의 생태계가 무너지는 것이어서 굉장히 우려스럽다.”
김민석 기자 기자
ideaed@kmib.co.kr
김민석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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