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김무성 대표님, 제주도 메르스는…원희룡 지사님, 졸도하시겠어요

[친절한 쿡기자] 김무성 대표님, 제주도 메르스는…원희룡 지사님, 졸도하시겠어요

기사승인 2015-06-24 13:49:55


"[쿠키뉴스=김현섭 기자] ‘농(弄)’을 좀 섞어 보자면 원희룡 제주지사가 놀라다 못해 졸도하겠습니다. 24일 원 지사와 같은 당(새누리당)의 대표에 의해 제주도가 ‘메르스 발생’ 지역이 돼 버렸습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 자리였죠.

김무성 대표가 “당직자와 의원들도 애국하는 마음으로 휴가 때 ‘메르스 발생’ 지역들로 휴가를 가 주시길 부탁 드린다”고 촉구했죠. 이번 여름 휴가지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로 인해 지역경제가 신음 소리를 내고 있는 곳들로 정하자는, 솔선수범의 자세를 요구하는 좋은 뜻입니다.

그런데 김 대표가 ‘메르스 발생’ 지역이라면서 언급한 곳들엔 보성, 순창, 부산과 더불어 ‘제주’도 있습니다.

여당 대표의 말 한마디는 대부분의 언론에 의해 기사화돼서 대중 속으로 전파가 됩니다. 이미 김 대표의 이 말은 그대로 기사가 돼 나오고 있더군요.

제주는 ‘메르스 발생’ 지역이 아닙니다. ‘메르스 청정’ 지역입니다. 김 대표의 취지에 부합한 표현으로 굳이 바꿔보자면 ‘메르스 피해’ 지역 정도일 겁니다.

제주에 ‘메르스발(發) 충격’이 닥쳐온 건 지난 18일이었습니다. 메르스 141번 환자(42)가 확진 판정을 받기(13일) 수일 전인 5~8일에 가족 등과 제주도 여행을 다녀왔던 사실이 이날에야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141번 환자 일행이 투숙한 제주 신라호텔이 영업을 중단하는 등 제주도는 하루 아침에 난리가 났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제주도는 현재까지 메르스와 관련해 아무 이상이 없습니다.

제주도 메르스관리대책본부에 따르면 141번 환자와 접촉한 사람들에 대한 정부의 공식 매뉴얼상 잠복기가 지난 22일 자정을 기해 공식적으로 종료됐습니다. 141번 환자와 접촉한 모니터링 대상자 179명(자택격리 56·능동감시 123) 모두 별 증세가 없거나 음성 판정을 받았습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자택격리는 오는 26일, 능동감시는 30일에 해제될 예정이지만, 제주도는 여전히 메르스 감염 사례가 단 한 건도 없는 지역이죠.

하지만 메르스에 대한 공포가 워낙 심하다 보니, 확진자가 여행을 왔다 갔다는 사실 만으로도 이미 제주도가 받고 있는 충격은 큽니다.

원 지사는 지난 23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외국인 관광객은 50% 정도 감소를 했는데 예약이 취소되고 신규예약이 안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조금 더 떨어질 것 같다. 국내 관광객의 경우 개별 여행객들은 꾸준히 오십니다만, 단체 여행객들이 취소가 많다”며 “예를 들어서 전세버스 같은 경우는 가동률이 100% 기준으로 보면 한 10% 정도 밖에 안 된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제주도는 현재 IMF 때도 없었던 위기상황을 맞고 있다.”

제주도 지역경제 최고의 성수기인 여름 휴가철을 앞둔 마당에 이런 일이 터졌으니 원 지사의 고심이 이만저만이 아닐 겁니다.

원 지사는 라디오에서 “저희들이 청정 제주를 더 엄격한 기준으로 철저히 관리를 하겠다. 조금만 더 지켜보시고서 메르스 때문에 받은 스트레스, 힐링하러 와 달라”고 호소도 했습니다.

원 지사도 물론 김 대표 말의 진의를 잘 알 겁니다. 그래도 지금 마음 고생이 장난이 아닌데, 제주를 ‘메르스 발생’ 지역이라고 한 건 내심 좀 섭섭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afero@kmib.co.kr 페이스북 fb.com/hyeonseob.kim.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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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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