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장윤형 기자]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인해 의약품 처방이 줄어 주요 제약회사들도 상당한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들이 병원 방문을 꺼리다 보니 약도 안 팔린다는 것이다.
특히 국내외 제약기업들의 매출이 큰 폭으로 줄어드는 것은 물론 진행중이던 임상시험이 무산되는 등 다양한 피해가 속출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25일 제약협회 등 관련업계에 따르면 메르스 사태로 인한 제약업계 피해규모가 월 2500억원대 이상이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메르스 사태 장기화로 인해 제약사들의 의약품 매출이 크게 줄어들면서 경영 전반에 전례없는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병원을 찾는 환자가 급감하면서 기존에 진행하고 있던 임상시험이 중단되는 등 매출 감소와 수금 부진외에도 추가적인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진행 중인 임상은 약 2000여건이며, 이들 중 대부분이 국내외 제약회사들이 서울의 주요 대형병원(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서울성모병원 세브란스병원 건대병원) 등을 포함해 종합병원의 의료진을 통해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메르스 사태로 인해 임상을 진행하는 병원이 폐쇄되거나, 감염 우려로 인해 병원 운영에 차질을 빚으며 임상 시험이 어려워지고 있다.
제약협회 관계자는 “현재 보다 정확한 피해 규모를 파악하기위해 제약사들을 대상으로 매출 감소금액과 요양기관이나 약국 등으로부터의 수금 실적, 임상시험 관련 차질발생 사례와 이로 인한 피해 규모 등 전반적인 실태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결과가 나오는대로 다른 의약 관련 단체들과 함께 메르스 피해에 따른 정부 차원의 장기저리융자 등 지원을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고 말했다.
전문의약품을 주로 판매하는 다국적 제약사에도 비상이 걸렸다. 한 업계 관계자는 “병원에 환자가 오지 않으니 전문의약품 처방이 줄어들고, 이로 인해 한달 가량 매출 손실을 보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어디에 원망할 수도 없고 답답한 마음이다. 빨리 메르스 종식이 돼서 업계도 숨통이 트이길 바란다”고 전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소독제나 마스크 판매를 통해 수익을 기대하는 업계도 있을 수 있지만, 우리 회사는 전문의약품이 중심이 되다보니 환자가 병원에 오지 않으면 매출에 타격이 크다. 특히 당뇨나 고혈압 등 만성질환자들은 약을 꾸준히 복용해야 하는데 메르스 사태로 가뜩이나 약을 꾸준히 먹지 않아 합병증에 시달리는 많은 분들에게 건강에 적신호가 올 가능성도 있다. 병원이 속히 재개될 수 있도록 바랄 뿐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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