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현섭 기자] 26일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전날 국회법 개정안 거부권을 행사하며 작심하고 자신을 비판한 박근혜 대통령에게 ‘사과’를 하자 SNS 등 인터넷도 시끄러웠다.
무엇보다 대통령의 이번 거부권 행사의 옳고 그름에 대한 논란을 떠나 입법 여당의 수장이 행정부 수장인 대통령에게 고개를 숙이는 모습 자체에 “대한민국 정치의 수준이 이 정도냐”라며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포털사이트 아이디 ‘jlee****’는 “역시 3류 정치”라며 “입법부 수장이면 행정부 수장인 대통령과 동급인데 저렇게 비굴하게 사과하는 모습 자체가 3권 분립 무시하는, 5공 독제 체제로 돌아갔다는 증거”라며 비판했다.
‘zmfs****’는 “(대통령과 국회의원이 아닌) 왕과 신하의 관계”라고, ‘ohun****’는 “순간 조선시대인 줄 알았다”, ‘onec****’는 “좀 있으면 전하라고 부르겠다”고 비꼬았다.
‘spar****’은 “코미디”라며 “입법부란 게 있긴 한 건가”라며 안타까워했다.
유 원내대표뿐만 아니라 박 대통령에 대한 시선도 곱지 못했다.
‘laws****’는 “대통령을 견제해야 할 국회의원이 잘 하는 짓”이라며 “아주 삼권분립을 대통령과 원내대표가 내동댕이친다”며 박 대통령과 유 원내대표를 함께 비난했다.
‘stwl****’는 “국회의원은 대통령의 부하 직원이 아닌데, 부하직원 나무라듯 하는 대통령이 참 문제가 많다”고 일갈했다.
박 대통령은 25일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개정안 여야 합의처리의 당사자인 유 원내대표를 작심하고 비판했다. 대통령이 여당의 원내대표를 공개적으로 도마 위에 올린 건 이례적인 장면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정치권의 존재 이유는 본인들의 정치생명이 아니라 국민에게 둬야 함에도 그것은 변하지 않는 것 같다”며 “여당의 원내 사령탑도 정부 여당의 경제살리기에 어떤 국회의 협조를 구했는지 의문이 가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치는 국민들의 민의를 대신하는 것이고, 국민들의 대변자이지, 자기의 정치철학과 정치적 논리에 이용해서는 안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유 원내대표는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우리 박근혜 대통령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면서 “대통령께서 국정을 헌신적으로 이끌어 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계시는데 여당으로서 충분히 뒷받침해 드리지 못한 점에 대해 송구한 마음 금할 길 없다”고 말했다. afero@kmib.co.kr 페이스북 fb.com/hyeonseob.kim.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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