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현섭 기자] 28일 한국 프로야구 ‘1군 지휘봉’을 2400경기째 잡게 된 김성근(73) 한화 이글스 감독은 경기 뒤에야 확인을 한 후 “벌써 그렇게 됐어?”라고 반문했다.
이날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방문경기에서 6대3으로 이기며 전날 패배를 설욕한 김 감독은 “마침 오늘 좋은 경기를 해서 기분이 좋다”고 웃었다.
중심타자 정근우가 옆구리 통증으로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돼 고육지책으로 3번 김태균·4번 이종환·5번 이지찬의 파격 클린업 트리오를 선보이고 불펜의 핵 박정진·권혁·윤규진이 연투 중이라 투수 운용에도 고심했던 날, 값진 1승을 거둬 김성근 감독의 기쁨은 더 컸다.
이날 한화 더그아웃은 자주 움직였다.
0대1로 뒤진 4회말 2사 1, 3루에서 선발 송창식을 빼고 박정진을 투입한 게 첫 번째 움직임이었다.
김성근 감독은 “26일과 27일 박정진과 권혁, 윤규진이 모두 등판해 오늘 마운드 운용에 고민이 컸다”고 털어놓으며 “그런데 오늘 3명이 다 ‘등판할 수 있다’고 하더라. 여기에 (선발 요원) 배영수도 불펜 대기를 자원했다. 힘을 내준 투수 덕에 승부수를 던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이날 화제가 된 5회초 포수 조인성의 스퀴즈번트에 대한 ‘비화’도 전했다.
그는 “조인성이 몸 상태가 완전하지 않아 타격 훈련을 거의 하지 못했다”며 “그래서 스퀴즈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한화 내부 사정을 알 수 없는 SK는 오히려 조인성 타석 때 번트 수비를 풀었다가 허를 찔린 꼴이 됐다.
더그아웃 안에서 움직이던 김성근 감독은 6대2로 앞선 7회말 수비 2사 1, 2루 상황에서 마운드로 올라왔다.
김 감독은 “(당시 마운드에 있던) 권혁에게 ‘3점 줘도 된다. 편안하게 던져라’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권혁은 연속 볼넷을 내줘 한 점을 실점하긴 했지만 전날 자신에게 끝내기 홈런을 친 박진만을 유격수 뜬공으로 잡아내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권혁은 8회에도 마운드를 지켰고, 9회에는 윤규진이 등판해 경기를 끝냈다.
김성근 감독은 프로야구 1군 사령탑으로 치른 개인통산 2천400경기째 출전한 김성근 감독은 1천272승(57무 1천71패)째를 올렸다.
마침 상대는 김 감독이 사령탑으로 재임할 때 372승을 거둔 SK였다.
1군 사령탑 2400경기 출장은 한국프로야구 역대 두 번째 기록이다. 최다 기록은 김응용 전 한화 감독의 2935경기다.
김응용 감독의 기록을 전해들은 김성근 감독은 “나는 아직 멀었네”라고 웃었다.
하지만 김성근 감독도 먼 길을 걸어왔다.
일본에서 태어나고 자란 김 감독은 1959년 재일동포 야구단 멤버로 한국 땅을 처음 밟았고, 이듬해(1960년) 동아대에 입학해 본격적인 한국생활을 시작했다. 1964년에는 영구귀국을 택하며 “한국에서 꼭 야구로 성공하겠다”고 다짐했다.
50년이 넘게 한국에서 치열하게 살아온 이제 김성근 감독은 한국을 대표하는 야구인으로 자리매김했다. afero@kmib.co.kr 페이스북 fb.com/hyeonseob.kim.56
[쿠키영상] "제발 쏘지 마세요"…거리에서 벌어진 총격전에 시민들 혼비백산
[쿠키영상] "사람 잡겠네!"…충격과 공포의 장애물 경주
[쿠키영상] '산산조각' 철도 건널목 차단기 들이박은 음주 운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