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얼굴의 이통사… 겉으론 “불법 TM 업체들 골치” 속으론 “고객정보로 TM 영업”

두 얼굴의 이통사… 겉으론 “불법 TM 업체들 골치” 속으론 “고객정보로 TM 영업”

기사승인 2015-07-04 03:35:55

[쿠키뉴스=김민석 기자] 이동통신사들이 불법 텔레마케팅 업체들 때문에 골머리가 아프다면서 본사 차원에선 고객정보로 단말기 교체를 유도하는 전화영업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통사들은 “동의를 구한 영업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겉과 속이 다른 두 얼굴의 행보로 소비자들의 불편을 가중시켰다는 점에서 비판이 예상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판매점 차원의 불법TM인지 고객센터의 합법TM인지 구분하기 쉽지 않을뿐더러 두 형태의 전화가 동시에 걸려오기 때문에 불편하긴 매한가지다.

쿠키뉴스가 최근 취재한 결과 SK텔레콤과 KT는 구형 단말기를 사용하는 자사 고객을 대상으로 최신 단말기 교체 등을 권유하는 전화영업을 꾸준히 진행해왔다. 이통사가 본사 차원에서도 전화영업을 한다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그동안 이통사들은 텔레마케팅 관련 논란이 일 때마다 “대리점·판매점 차원에서 불법 TM업체를 고용한 것”이라며 선을 그었고 “이통사를 사칭하는 불법 업체들 때문에 이통사의 이미지가 훼손되고 있다”며 억울해했다.

특히 SK텔레콤의 경우 “이통 업계에 만연한 전화영업을 뿌리 뽑기 위해 본사 차원에서 텔레마케팅을 통해 단말기 판매를 유도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공개 선언한 적도 있다.

그러나 SK텔레콤과 KT는 고객 관리라는 명목으로 고객의 단말기 종류와 요금제·가입일·자·월간 통화량까지 확인해가며 맞춤형 전화영업을 해오고 있었다. 최근 소비자들의 민원이 부쩍 늘어난 것을 보면 지난해 말 단통법이 시행된 이후 단말기 구매고객 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자 전화영업을 강화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본사 차원에서 텔레마케팅 영업을 당연히 하고 있다”며 “다만 한 단말기를 오래 사용해 기기변경의 필요성이 있는 자사 고객만을 대상으로 하며, 공식 고객센터 번호로 진행하게 된다”고 말했다.

KT 관계자 역시 “자사 고객들의 교체주기가 다가올 때쯤 단말기 변경을 권유하는 형식의 전화영업은 계속 해왔다”며 “정상적인 고객 관리 활동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본사 차원에서의 전화영업은 어떤 형태로도 없다”고 답했다. 그러나 LG유플러스는 최근 다단계 판매를 주도했다는 의혹으로 공정위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는 형편이다. ideaed@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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