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침묵 속 ‘국회법 폐기·유승민 거취’ 촉각

靑, 침묵 속 ‘국회법 폐기·유승민 거취’ 촉각

기사승인 2015-07-06 11:29:55
"청와대는 박근혜 대통령이 재의를 요구한 국회법 개정안이 본회의에 상정되는 6일 침묵을 유지하면서 국회 상황을 예의주시했다.

박 대통령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거부권을 행사한 국회법 개정안의 존폐가 결정되는 날이기도 하거니와, 이날이 거부권 정국에서 여권 내 심각한 갈등 구도를 촉발한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거취 논란의 분수령이 될 수 있어서다.

국회법 개정안의 경우 새누리당이 이미 당론으로 표결 불참을 결정해 본회의에 상정되더라도 정족수 미달로 폐기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만큼 사실상 청와대의 관심은 유 원내대표의 거취에 쏠려 있는 분위기다.

특히 유 원내대표에 대해 지속적으로 자진사퇴 압박을 해온 당내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이 거부권 정국이 일단락되는 이날을 사퇴 시한으로 못박은 상태여서 청와대는 친박계 의원들과 유 원내대표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하지만 청와대는 이날도 유 원내대표의 거취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극도로 자제했다.

박 대통령이 이미 지난달 25일 유 원내대표에 대해 명확한 불신임 메시지를 보낸 만큼 이를 또 거론함으로써 불필요한 정쟁에 휘말리는 것을 경계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유 원내대표의 사퇴는 그가 그동안 국정에 비협조로 일관한 것으로 판단한 박대통령으로부터 공개 질타를 받은 데다 위헌 논란이 있는 법안을 야당에 합의해준 데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상식적인 수순이지만, 청와대가 나서서 압박하는 모양새를 취한다면 자칫 '유승민 찍어내기'로 비칠 수 있다는 게 청와대 핵심부의 상황인식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동안 '버티기 모드'로 일관해 온 유 원내대표가 당청관계 단절이나 당내 계파갈등 등 여권의 '자중지란'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더는 자리를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 그가 조만간 거취를 결정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을 하는 것도 청와대가 침묵을 지키는 배경으로 보인다.

한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유 원내대표가 계속 어정쩡하게 하지 않고 조만간 결단할 것"이라며 "청와대는 그전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인사도 "유 원내대표의 거취에 대해서는 이미 청와대를 떠난 일이어서 우리가 왈가왈부할 성격의 것이 아니다"라고 말을 아끼면서도 "유 원내대표가 계속 버티면 당청 관계는 지금의 갈등 상황이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