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현섭 기자]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의 에이스 김광현(27·사진)의 일명 ‘빈 글러브 태그’ 파문이 거셉니다.
김광현은 9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8차전 4회말 2사 2루 실점 위기에서 ‘빈 글러브’로 삼성 최형우를 태그해 아웃 판정을 받았습니다.
곧바로 TV 중계화면을 통해 공은 김광현이 아닌 동료 1루수 앤드류 브라운이 잡았었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이를 끝까지 숨기고 브라운과 ‘미소 대화’를 나누며 덕아웃으로 들어간 ‘대한민국 에이스’의 모습에 많은 야구팬들이 실망의 목소리를 보내고 있습니다. 물론 “다른 선수라도 김광현처럼 했을 것” “어떤 선수가 그 상황에서 심판에 사실대로 말하겠느냐”는 의견도 만만치 않습니다.
확산되는 논란을 보다보니 과거에 어느 인터뷰에서 나카가이치 유이치(中垣?祐一·49)가 밝혔던 일화가 떠올랐습니다.
30대 중반 정도부터 배구를 좋아해 온 분이라면 1990년대 일본 최고의 배구스타 나카가이치를 누구나 알 겁니다. 한일전이 열릴 때마다 당시 우리나라 최고의 거포였던 하종화(47·전 현대캐피탈 감독)와 숨막히는 자존심 대결을 펼쳤죠.
어느 국제대회에서 나카가이치가 날린 스파이크의 블로커 중 1명이 하종화였다고 합니다. 심판은 아웃을 선언했습니다. 블로커 누구의 손도 맞지 않고 공이 선을 넘어 나간 거죠.
나카가이치는 하종화를 가리키며 “(손에) 스쳤다”고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배구에서 손가락 끝을 살짝 스치고 지나가는 스파이크 터치아웃은 눈 깜짝할 사이에 벌어지는 경우가 많아 인간의 눈으로 가려내기 힘든 경우가 워낙 많습니다.
그런데, 나카가이치가 ‘심판이 못 봤구나. 어쩔 수 없다’하고 돌아서는 순간(당시엔 ‘비디오 판독’ 제도가 없었음), 하종화가 심판을 향해 스스로 손을 들었다고 합니다. 공이 자기 손을 스쳤다면서 ‘터치아웃’이라고 ‘고백’을 한 거죠.
나카가이치는 감동이 컸나 봅니다. 은퇴 후 인터뷰에서 그 일을 떠올리며 “하종화는 정말 신사였다”고 말했을 정도니까요. 지금도 하종화에 대한 국내 언론 기사에는 ‘코트의 신사’라는 별명이 자주 등장합니다.
운동선수들이 졌다하면 귀국길 공항에서부터 내리기가 무서웠다는 시절의 한일전, 그것도 자신의 라이벌을 상대로 우리나라의 점수가 일본의 점수가 되는 상황을 감수하면서까지 ‘정정당당’을 중요시 한 하종화의 결정은 절대 쉬운 게 아니었을 겁니다. 대단하다는 표현을 써도 될 것 같습니다.
김광현에 대한 ‘실망론’ 못지않게 ‘옹호론’도 일리가 있어서 어느 한 쪽이 옳다고 잘라 말할 순 없습니다. 판정의 책임은 심판에 있지, 선수에게 있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다만 스포츠는 승부 자체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 속에 ‘따뜻한 비하인드’가 있기에 그저 ‘싸움’이 아닌 ‘스포츠’가 될 수 있고, 이기기 위해 ‘최선’보다 ‘꼼수’를 앞세우는 걸 좋아하는 팬들은 없다는 것 정도는 말하고 싶습니다. afero@kmib.co.kr 페이스북 fb.com/hyeonseob.kim.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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