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민석 기자] 이동통신 1위 사업자 SK텔레콤이 이통 3사 중에서 유일하게 ‘구식 인터넷’을 확대 재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비를 비교해봤을 때도 SK는 경쟁사인 KT에 훨씬 못 미쳐 인터넷 품질개선에 소홀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미래창조과학부의 ‘유선 통신서비스 통계 현황’ 자료와 업계에 따르면 최근 3년간 SK텔레콤의 인터넷 재판매 가입자는 매년 24% 이상 증가했다. 특히 2012년 말 대비 지난해 말 SK텔레콤의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 증가율은 55.4%에 육박했다.
초고속 인터넷은 xDSL(초고속통신망), HFC(광동축혼합망)과 광케이블 기반의 FTTH(광가입자망), 근거리통신망(LAN) 등이다. xDSL은 전화선을 이용한 인터넷 서비스로 1990년대에 개발된 방식이다. 동축 케이블과 광케이블을 혼합해서 사용하는 HFC의 경우 최근 종합유선방송사업자를 중심으로 기가급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으나 기술발전 트랜드를 고려하면 ‘과거형 인터넷 서비스’로 분류된다.
때문에 인터넷 시장에서 xDSL과 HFC 가입자 규모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그런데 유독 SK텔레콤만 2012년 말 대비 지난해 말 xDSL과 HFC 가입자가 24.4% 증가했다. 특히 xDSL은 41.1%나 늘어 결합상품 가입자 증가에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 점은 KT와 LG유플러스의 xDSL·HFC 가입자가 해마다 줄고 있는 것과 대조된다. 같은 기간 KT는 28.5% 줄었으며 LG유플러스는 12.3%, 종합유선방송은 2.6% 감소했다.
SK텔레콤이 인터넷 서비스가 포함된 결합상품을 판매하면서 투자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구식 인터넷을 재판매하는 방식으로 영업을 벌이는 셈이다.
지배적 지위를 활용한 SK텔레콤의 영업 방식의 문제는 네트워크 망 투자비를 비교해도 나타난다. 지난해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의 유선 네트워크 투자비는 합쳐서 6014억원으로 통신사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KT(1조2832억원)는 물론 LG유플러스(7697억원)보다도 품질 향상을 위한 투자에 인색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xDSL은 속도나 품질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광케이블을 설치할 수 없을 때만 활용된다”며 “시설 투자를 하지 않는 재판매 사업자가 휴대전화 결합상품에 xDSL을 덤으로 얹어주는 영업을 계속하면 전체적으로 인터넷 품질 저하를 불러올 수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xDSL를 의도적으로 재판매했다는 건 말이 안 된다”며 “설치 방식은 회사가 선택할 수 있는 게 아니라 고객의 주거 환경에 맞춰서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 관계자는 이어 SK텔레콤의 xDSL 재판매율이 홀로 증가한 부분에 대해 “SK브로드밴드와 합치면 타사와 마찬가지로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SK브로드밴드 유선상품 재판매한지 3년밖에 안됐고 0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xDSL 가입자 증가율이 부각돼 보이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투자비 부분에 대해서는 “2012년 통신서비스 품질평가 결과를 보면 SK브로드밴드의 초고속 인터넷이 가장 우수했던 만큼 투자액만 단순 비교해 투자에 소홀하다고 말하는 건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ideae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