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국정원 직원 ‘가족에 남긴 유서’ 공개…“미안해, 고마워, 사랑해”

자살 국정원 직원 ‘가족에 남긴 유서’ 공개…“미안해, 고마워, 사랑해”

기사승인 2015-07-20 14:11:55

[쿠키뉴스=김현섭 기자] 국가정보원(국정원) 직원 자살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 용인동부경찰서가 20일 숨진 직원 임모(45)씨가 ‘가족에게 남긴 유서’를 공개했다.

임씨는 A4용지 크기 노트 3장에 자필로 가족, 부모, 직장에 유서를 남겼다. 직장에 남긴 유서 1장은 전날 공개됐다.

경찰 관계자는 “유족들의 요청으로 유서를 비공개했지만 일각에서 불필요한 의혹들이 나와 공개하는 쪽으로 유족들을 설득해왔다”며 “추가 공개된 유서에는 국정원 업무와 관련된 내용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경찰은 임씨의 사망 전 행적 조사를 통해 지난 18일 오전 4시 50분쯤 임씨가 집에서 나온 뒤 인근 마트에서 호일도시락 2개, 소주 1병, 담배 1갑을 구입한 사실을 확인했다.

호일도시락은 번개탄에 불을 피우는데 사용한 것으로, 차량 뒷좌석과 조수석에서 발견됐다.

임씨의 차량은 오전 6시 20분쯤 숨진 채 발견된 장소에서 1㎞가량 떨어진 지점 도로를 지나는 장면이 CC(폐쇄회로)TV에 찍혔으나 이후 나오는 장면은 찍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번개탄 구입처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제반 증거를 고려할 때 전형적인 자살사건으로 보고 조만간 사건을 내사종결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다음은 유서 전문.

여보!

짊어질 짐들이 너무 무겁다.

운동해서 왕자 만든다고 약속했는데 중간에 포기해서 미안해. (아이들) 잘 부탁해.

당신을 정말 사랑해. 하늘나라에서 다시 만나자.

부족한 나를 그토록 많이 사랑해줘서 고마워. 사랑해

○○아. 미안하다. 너는 나의 희망이었고 꿈이었다.

★★생활 잘 마치고 훌륭한 ☆☆이 되리라 믿는다. 아빠처럼 나라를 위해 일할 수 있어 자랑스럽다. 엄마와 △△랑 잘 지내고 마음에 큰 상처를 주어 미안하다.

극단적인 아빠의 판단이 아버지로서 해서는 안 되는 일인데 요즘 짊어져야 할 일들이 너무 힘이 든다. 훌륭하게 자라줘라. 사랑해.

△△아. 웃는 모습이 예쁜 우리 아기. 고3인데 힘들지? 언니방에서 자고 있더구나. 좀 더 친근한 아빠가 되지 못해 미안하다. 열심히 공부해서 훌륭한 ◆◆가 되리라 믿는다. 사랑해.

아버지. 자식 된 도리를 다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엄마. 자주 들르지 못했는데 미안해요. ※※이라 그래도 항상 마음은 엄마에게 있었어요. 자식 된 도리 다하지 못해 정말 죄송합니다. afero@kmib.co.kr 페이스북 fb.com/hyeonseob.kim.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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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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