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약 사이다’ 피의자 영장 발부…“도주 및 증거인멸의 우려” 80대 할머니가?

‘농약 사이다’ 피의자 영장 발부…“도주 및 증거인멸의 우려” 80대 할머니가?

기사승인 2015-07-20 17:34:55
YTN 화면 캡처

"[쿠키뉴스=김현섭 기자] 경북 상주 ‘농약 사이다’ 사건의 피의자 박모(82) 할머니에 대해 구속영장이 20일 발부됐다.

대구지법 상주지원 진원두 영장전담판사는 “기록에 의할 때 범죄 사실에 대한 소명이 있고 도주 및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그동안 혐의를 줄곧 부인해 온 박씨는 구속영장이 발부된 직후인 이날 오후 상주경찰서 유치장에 다시 수감됐다.

박 할머니는 지난 14일 오후 2시 43분쯤 경북 상주시 공성면 금계리 마을회관에서 할머니 6명이 나눠마신 사이다에 고독성 살충제를 탄 혐의를 받고 있다. 사이다를 마신 할머니 6명은 그 자리에서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피해자들 가운데 신모(65·여)씨만 의식을 되찾았을 뿐 정모(86·여)씨 등 2명이 숨졌고 한모(77·여)씨 등 3명은 위중한 상태다.

이날 영장실질심사에서는 피의자 측과 경찰 측 간에 공방이 벌어졌다.

경찰은 실질심사에서 피의자 집 대문 부근에서 살충제가 남은 드링크제 발견, 집 뒤뜰에서 3년 전부터 판매금지된 살충제 원액 병 발견, 집에서 사용기한이 같은 드링크제 여러 병 발견, 사건 당일 입은 옷과 스쿠터 손잡이에서 살충제 검출 등을 주요 증거로 제시했다.

박 할머니와 변호인 측은 “살충제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며 “누군가가 고의로 누명을 씌우려고 한 것 같다”는 주장을 거듭했다.

박 할머니는 변호인을 통해 집 대문 부근에서 살충제가 남은 드링크제병이 발견된 것에 대해 “내가 범인이라면 집 근처에다 버렸겠느냐”며 항변했다. 또 사건 당일의 옷과 스쿠터 손잡이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것에 대해서는 “쓰러진 할머니가 입에 거품을 물어 닦아주다가 묻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경찰은 지금까지 범행 동기, 살충제 구입 시기·판매처 등은 밝혀내지 못했다. 또 증거물로 제시한 드링크제 병에서 지문을 확보하는데도 실패했다.

이 때문에 피의자 박씨가 구속됐지만, 후속 수사 과정에서 양측 진실공방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afero@kmib.co.kr 페이스북 fb.com/hyeonseob.kim.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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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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