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손 투수를 상대로도 장타를 칠 수 있다는 걸, 확인한 경기였다.
최악의 전반기를 보내고, 후반기 시작과 동시에 플래툰 시스템의 희생양이 됐던 추신수에게 사이클링 히트 기록 달성은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추신수는 2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의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 미국 메이저리그 인터리그 방문 경기에서 7번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2회 우중월 2루타, 4회 우중월 솔로홈런, 5회 우전안타, 9회 중월 3루타를 쳐내며 사이클링 히트를 완성했다.
1871년 내셔널 어소시에이션의 설립을 메이저리그 탄생 기준으로 보면 사상 307번째 사이클링 히트 기록이다.
1885년 데이브 오르가 처음 사이클링 히트를 달성하고, 올해 5월 16일 브록 홀트(보스턴 레드삭스)가 역대 306번째 기록을 세울 때까지 아시아 타자는 사이클링 히트 달성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추신수는 아시아 선수 중 누구도 달성하지 못한 대기록을 세웠다.
추신수는 올 시즌 두 번째, 텍사스 역사상 8번째, 쿠어스필드에서 13번째 사이클링히트를 달성한 타자가 됐다.
지독한 부진 속에, 상대 투수에 따라 선발 출전 여부가 결정되는 플래툰 시스템에 시달리던 때에 나온 대기록이라 의미가 더 크다.
추신수는 타율 0.221(307타수 68안타), 홈런 11개, 38타점으로 전반기를 마쳤다. 메이저리그 입성 후 최악의 성적이었다.
후반기가 시작됐지만, 배니스터 텍사스 감독은 추신수를 신뢰하지 않았다.
20일과 21일 상대가 왼손 투수를 선발로 내세우자 배니스터 감독은 추신수를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했다.
21일까지 추신수는 좌투수를 상대해 타율 0.153(111타수 17안타), 2홈런, 13타점으로 부진했다.
우투수 상대 타율 0.266(199타수 53안타), 9홈런, 26타점을 기록한 것도 만족스럽지 않았지만, 좌투수 상대 성적은 더 심각했다.
신뢰를 회복할 방법은 우투수가 선발 등판한 날, 중간계투로 등판하는 좌투수와 싸움에서 승리하는 것뿐이었다.
22일 콜로라도전에서 추신수는 오른손 선발 카일 켄드릭에게 2회 2루타, 4회 홈런을 쳤다.
5회 추신수가 타석에 들어서자 콜로라도는 좌완 불펜 요한 프란데를 내세웠다. 그러나 추신수는 프란데의 시속 146㎞짜리 싱커를 받아쳐 우전 적시타를 쳤다.
사이클링 히트를 완성한 9회 3루타도 '좌완' 렉스 브라더스의 시속 148㎞ 직구를 공략해서 만들었다.
배니스터 감독이 펼치는 플래툰 시스템을 향한 무력시위였다.
추신수는 이날 5타수 4안타를 쳤다. 지난해 8월 10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전(5타수 4안타) 이후 344일 만에 만든 4안타 경기였다.
전환점으로 삼기에 충분한 활약이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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