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 이름을 바꿔? 제주도 무시했다 뭇매맞은 애경그룹 결국…

항공사 이름을 바꿔? 제주도 무시했다 뭇매맞은 애경그룹 결국…

기사승인 2015-08-20 04:30:55

[쿠키뉴스=김민석 기자] 애경그룹이 계열사 제주항공의 상호를 ‘AK제주항공’으로 변경하려다 제주도 지역사회로부터 뭇매를 맞았다. 애경그룹은 상호 변경을 발표하는 과정에 착오가 있었다며 머리를 숙였다.

제주항공은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상장을 앞두고 있는 제주항공이 애경그룹 주력 계열사임을 인식시키고, 임직원의 소속감 고취 및 그룹의 경영이념을 담아내기 위해 9월 중 개최되는 임시주주총회에서 상호 변경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제주도와 제주도민들은 즉각 반발했다. 상호 변경은 2005년 제주도와 제주항공간에 체결된 협약서에 따라 반드시 사전 협의를 거쳐야 하는 사항이기 때문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협의가 끝나지도 않은 상황에서 보도자료를 언론사에 배포해 상호변경을 기정사실화 한 ‘언론플레이’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당초 제주도민들의 항공요금 절감 효과를 위해 제주도가 출연했던 제주항공이 소유구조에 이어 상호까지 AK제주항공으로 변경되면서 의미가 퇴색됐다.

제주항공 측은 “보도자료를 발표한 지난 13일이 실적보고 기한이라서 상호 변경과 관련한 내용을 추가하다보니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게 됐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상호가 바뀌더라도 제주항공이라는 브랜드명은 변함이 없다”고 한발 물러났다.

제주도는 “AK제주항공이 향후에 브랜드를 안 바꾼다는 보장이 없다”며 “AK제주항공명을 어떤 곳에 사용할 예정이고, 또 기존 제주항공 브랜드를 어떤 곳에 쓸 것인지 사용처를 구분해서 설명자료를 제출해 달라”고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제주항공의 상호 변경과 관련한 논란은 다음 달 열릴 임시 주주총회 이후 도민사회 여론의 향방에 달렸다. 제주항공은 내부 논의를 거친 후 조만간 제주도가 요구한 자료를 작성해 제출할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도는 2005년 제주항공 출범 당시 자본금 200억원 중 50억원을 출자해 지분율 25%를 확보했다. 이후 자본금 증자에 참여하지 않아 현재 지분율은 4.54%까지 낮아진 상태다. 제주항공은 현재 AK홀딩스(68.37%), 애경유지공업(16.32%) 등 애경그룹이 무려 85% 수준의 지분율을 확보하고 있다. ideae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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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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